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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작은 영화가 맵다. 작지만 의미 있는 두 영화 '동주'와 '귀향'에 관객들이 뜨겁게 응답했다. 철통 같던 극장도 결국엔 빗장을 풀었다.
'귀향'은 영화 '파울볼', '두레소리' 등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이 2002년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이란 그림이 직접적 모티브가 됐다. 하지만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아 세상 빛을 보는 데 14년이 걸렸다. 크라우드 펀딩을 도입해 제작비의 절반 가량인 12억여 원을 모았다. 무려 7만 5000여 명이 제작비를 십시일반 보탰다.
언론시사회에서 호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우여곡절 많았던 제작 과정이 알려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일 양국 정부의 일방적 위안부 협상에 대한 국민 반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영화를 둘러싼 분위기가 급변했다.
조정래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예매율 1위라는 기적과도 같은 일은 국민들의 힘과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의 영혼이 함께해 주신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광고등학교 역사교사인 최태성 씨는 26일 강남 메가박스의 '귀향' 상영관을 사비로 빌려 선착순 100명에게 무료 관람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주'와 '귀향'이 극장가에 일으킨 돌풍에는 최근의 '검사외전', '데드풀' 같은 흥행작의 스크린 독점에 대한 반작용도 하나의 외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크린 쏠림 현상에 대한 관객의 피로감이 소외받고 있던 좋은 영화들을 찾아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동주'와 '귀향'은 자본의 논리가 아닌 관객의 힘으로 영화시장을 변화시킨, 작지만 소중한 사례로 남을 것 같다"고 의미를 짚었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와우픽쳐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