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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왜 삼각관계가 빠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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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너무 잘돼서 신나고 무섭고 떨렸고 즐겁고 행복했다. 너무 잘 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이렇게 높은 파도 위에 올라서 보는구나' 생각도 했다.
─ 원작이 '국경없는 의사회'였다. 어떻게 김은숙 작가와 공동작업을 하게 된 건가.
─ 공동작업 얘기를 좀 해달라.
내 원안을 놓고 작업을 시작했다. 정말 공동작업이다. 그래서 원안을 놓고 이야기를 다시 꾸리기 시작했다. 해체 재구성을 했다. 원작 중 재밌는 에피소드만 뽑아놓고 새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처음엔 원작 대본이 20개가 있어서 쉽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 원작과 다른 '태후'가 나오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물론 남자 주인공이 군인으로 바뀐 거다. 내가 원작자이기도 하지만 공동 작가이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한 일이었다. 그리고 원작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다.
─ '태양의 후예'란 제목은 누가 정했나.
타이틀은 김은숙 작가님이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다.
─ 제목 변경에 대한 반감은 없었나.
없었다. 제목이 멋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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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씬을 만드는건 단순히 대사 상황 뿐이 아니라 모든 것의 조합이다. 난상토론을 하며 구상안을 만들 땐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고 이렇게 저렇게 종합해보고 모두가 동의하는 의견과 다수결을 통해 결정해 나갔다. 그 과정 속에서 씬들이 탄생했다. 강조하고 싶은 건 김은숙 작가는 역시 김은숙 작가라는 거다. 구성안이 나오고 내가 초고를 쓰고 김은숙 작가님이 재고를 쓰고 또 한번 토의해서 완성본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구성안 회의를 할 때 내가 쓴 대사임에도 김은숙 작가님의 손을 거치며 조금씩 달라지고 순서나 대사가 달라지는 걸 통해 읽는 이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게 만드는 걸 봤다. 진짜 마법같은 일이라 기억한다.
─ 김은숙 작가에게 배운 점이 있다면?
가장 크게 배운 건 공동작업이다. 이번엔 김은숙 작가님이 나와 공동 작업을 하셨지만 평소에도 그렇게 작업을 하신다. 모두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진심으로 반영하려 하신다. 나는 정말 김은숙 작가님을 너무 존경했고 작가님은 나를 되게 존중해주셨다. 그런 것들이 공동작업의 가장 큰 매력이고 시너지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나와서 굉장히 좋다.
─ 김은숙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었던 삼각관계가 없었다.
김은숙 작가님과 얘기하면서 삼각관계는 하지 않는다, 두 멜로 라인을 가져가자고 했다. 충실한 멜로를 보여준다를 원칙으로 했다. 삼각관계로 펼쳤을 때 두 남자 주인공이 다 멋있었으면 좋겠는데 결국 누구 한명은 져야 한다. 그게 좀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이번에는 그런 얘기를 하고싶지 않았다. 각자 사랑을 하며 그 안에서 멋있게 세워보자는 게 작전이었다. 김은숙 작가님도 그런 쪽을 더 선호하신다. 내 애기가 아니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김은숙 작가님이 "삼각관계 드라마를 할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이번에는 두 라인을 두고 가자"고 말씀하셨다.
─ 중국 동시 방송으로 중국에서도 신드롬이 불었다.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좋은 쪽으로 잘 진행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전제작이나 한중 동시방영은 새로운 시도였다. 그러면서 기존 제작 환경에서 만들 수 없었던 드라마를 만들어낸 제작사에도 감사드린다. 이걸 끌고와 준 대표님들, 모험을 선택해주신 KBS, 마무리 잘 시켜주신 NEW에도 되게 고맙다. 내 다음 작품은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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