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인터뷰②] '싸귀'PD "서현진, 카메오 출연료 역제안..예쁜 마음에 감동"

최종수정 2016-08-31 09:4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에는 유난히 응원군이 많았다.

연출을 맡은 박준화PD의 전작 '식샤를 합시다'에 출연했던 심형탁은 대학 교수로 깜짝 출연했고, 김희원이 양 형사(윤서현)의 조력자로 등장했다. 이수경은 죽은 뒤에도 연인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귀신 역을 맡아 진이한과 열연을 펼쳤다. 개그우먼 이세영은 박봉팔(옥택연)을 놀래키려다 오히려 얻어맞는 원피스 귀신으로 등장, 웃음을 선사했다. 또 최근에는 tvN 월화극 '또 오해영'으로 '대세'가 된 서현진이 카메오로 출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무래도 '싸우자 귀신아'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이고, 회마다 귀신의 이야기가 극의 중심축이 되기 때문에 카메오 출연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 이제까지 10여 명의 카메오가 출연, 극에 감칠맛을 더하기도 했다.


─ 서현진의 카메오 출연은 정말 화제였습니다.

본인이 "당연히 해야죠"라고 했어요. 사실 요즘 특별출연을 할 때 짧은 분량이라도 출연료를 주거든요. 그런데 정말 짧은 신이라서 (출연료를) 주기도 받기도 애매한 그런 상황이 된거예요. (서)현진이네 쪽에서 먼저 "이런 역할을 하는 단역 분들은 보통 출연료를 얼마 받느냐"고 물어보셨대요. 그래서 "한 30만 원 받죠"하니까 그쪽에서 "우리가 이걸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이걸 받고 커피를 쏴야 할까요" 이랬어요. 사실 (서)현진이가 정말 핫하잖아요. 본인이 그렇게 잘되고 나서 흔쾌히 출연해주는 것도 그런데 그 마음이 너무 예쁜 거예요. 한번 카메오 출연이 불발됐을 때도 매일 커피차를 보내주겠다고 하고 어떻게든 출연하려고 해주고요. 카메오 촬영 때도 대만 팬사인회를 갔다가 아침에 와서 촬영해준 거예요. 그렇게 해주는 게 정말 고맙더라고요.

─ 카메오가 정말 많은 드라마였습니다.

다들 그랬던 것 같아요. 이수경도 완전 땡볕에 진짜 힘든 촬영이었는데도 와서 너무 잘 해주고 악플러에 시달리다 자살한 귀신으로 나왔던 한보름도 너무 열심히 해주고 김희원도 그렇고…. 대부분 잘됐으면 좋겟다는 마음이라 그러신지 와서 재밌게 잘 해주셨어요.

─ 애착이 가는 카메오도 있었나요.

악플 귀신이요. 사실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1순위로 한보름한테 연락했는데 너무 열심히 해줬어요. 마지막에 왜 그렇게 귀신을 허무하게 보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옥)택연이가 펀치라도 하는 게 그림적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악플러 때문에 상처받았던 귀신을 때려서 퇴마시키는 건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혼자 사라지는 느낌으로 가라고 했어요. 웹툰을 볼 때도 그 귀신 캐릭터가 참 불쌍했거든요. 감정이입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작가님께도 그 스토리는 꼭 초반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진행했어요. 그래서 감정이입을 더 하게되기도 했고 나름 애정을 두고 찍었던 회에요.


─ 유독 운이 없었다는 얘기가 많아요. 하다못해 비라도 왔으면 더 음산하게 공포물을 봤을텐데 하는 그런 얘기들이요. 시청률 면에서 아쉽진 않으신가요.

처음부터 장르가 독특하니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시청률이 안나왔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데 반등할 수 있는 기회마다 시련이 오긴 했죠. '닥터스'가 연속 방송을 하고 올림픽 경기도 했고요. 그런데 저는 시청률을 떠나 개인적인 목표가 많이 구현돼서 좋아요. 처음부터 시청률은 사실 많이 나오지 않더라도 부끄럽게만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시청률은 부끄럽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하고 목표가 구현돼서 좋아요. 또 이번 드라마는 일정적으로 피곤할 수 있었는데 정말 좋은 사람들 만나서 재밌게 찍었어요. (김)소현이 보는 것도 즐겁고 (옥)택연이도 너무 귀엽고요. 연기 못하거나 모난 사람들이 없어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정말 저희 마지막 촬영 이후부터 날씨가 선선해졌거든요. 날씨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덥고 힘들고 그래도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그건 연기자들 몫이 컸던 것 같아요.


─ 개인적인 목표는 뭔가요.

우선 (옥)택연이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이기 때문에 본인의 능력에 비해 겪어야 하는 그런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돌보다 연기자 이미지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식샤를 합시다'때 (윤)두준이(비스트)가 그런 형태였고 이번에는 어떻게 하다 보니 똑같이 아이돌 출신인 (옥)택연이를 만났죠. 정말 솔직히 연기를 곧잘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잘해서 '왜 아직까지 주목을 못 받았을까' 싶었어요. 저는 아이돌 출신의 장점은 눈빛 연기라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청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나 우수에 찬 눈빛 이런 연기들을 하다 보니 표정 연기가 너무 좋아요. (윤)두준이도 (옥)택연이도 그런 연기가 정말 좋았어요. (서)현진이가 카메오로 왔을 때도 "아이돌은 왜 이렇게 눈빛 연기가 좋냐"고 물어봤더니 "에릭도 그렇다"고 "아직도 눈빛이 너무 좋다"고 했어요. 연기도 정말 노력해서 열심히 하고 캐릭터 분석도 많이 고민하고요. 그런 노력들이 연기 잘한다는 얘기로 보상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그런 부분은 대중도 많이 공감한 것 같아요.

11,12회 때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그때 시청률은 떨어졌는데 기분은 좋더라고요. 처음 이 드라마를 하면서 나름 목표라고 잡았던 부분이 이뤄졌나 싶어서요. (옥)택연이가 기본적인 내공이 많이 쌓여있는 상태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본인의 실제 캐릭터와 잘 맞는 색깔을 잘 만나면 연기하기가 수월하거든요. 보여줄 것도 많고요.

─ 다른 목표도 말씀해주세요.

두번째는 (김)소현이었어요. 우리 드라마가 여고생 귀신 설정이 있기 때문에 그 나이대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김소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가 아역을 많이 해서 그런 이미지가 있거든요. 아역 이미지에서 탈피해서 하나의 중심을 가질 수 있는 여성 연기자로 변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드라마가 그런 기회가 아니었나 싶어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귀신 드라마이기 때문에 굉장히 유치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그걸 걱정 많이 했어요. 귀신에 대한 표현도 고민 많이 해서 최대한 무섭고 느낌 있게 찍어보자고 했어요. 그런데 사실 드라마를 그렇게 찍기가 쉽지 않잖아요. 노력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귀신 이상하다고 하는 분이 없어서 나름 성공했구나 했어요. 그렇게 원했던 세 가지가 다 충족된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종방연도 기분좋게 마쳤고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