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결산②] 송중기-박보검-허정은, '열일'한 KBS 효자효녀

기사입력 2016-12-21 14:3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의 후예들이 또한번 일을 냈다.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건 송중기였다. 송중기는 군입대 전 충무로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스타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송중기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은 모두 KBS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9년에는 서효림과 함께 KBS2 '뮤직뱅크' MC로 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2010년 KBS2 '성균관 스캔들'에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능청맞은 서생 구용하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2012년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강마루 역을 맡아 연기력을 입증, 2012년 KBS 연기대상 최우수상,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드라마부문 최우수상 등을 받아냈다.

그리고 '태양의 후예'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극중 특전사 팀장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한 그는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상반기 구글 인기 검색어 인물 순위 1위를 차지했고, 6개월 연속 배우 브랜드 평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가 동시 방영된 중국에서의 인기도 엄청났다. 중국 공안은 '송중기 상사병 주의보'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미 '국민 남편'이 된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밖에도 아시아 전역, 북미권, 남미권, 아프리카 까지 송중기의 인기는 퍼져나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건 소속사 동생 박보검이었다. 박보검은 송중기보다도 KBS와 연이 깊은 인물이다. '뮤직뱅크' MC로 활동했던 것은 물론 '각시탈'(2012, 함민규), '참 좋은 시절'(2014, 강동석 아역), '내일도 칸타빌레'(2014, 이윤후), '너를 기억해'(2015, 정선호) 등 대부분의 필모그래피를 KBS에서 쌓았다.

그리고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효심을 발휘했다. 츤데레 왕세자 이영 역을 맡은 그는 전작 tvN '응답하라 1988'의 순진하고 진중한 최택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초반에는 '똥궁전'이라 불릴 정도로 철없고 능청스러운 깨방정 왕세자의 면모로 의외의 매력을 뽐냈고, 극이 중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는 김유정과의 로맨스와 곽동연과의 브로맨스를 진하게 그려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병연이냐"는 등의 짧은 대사 한마디에도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박보검의 연기 내공에 시청자는 빠져들었다. 또 박보검 본인의 바르고 선한 이미지가 캐릭터에 투영되면서 더더욱 팬층은 두터워졌다. 결국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9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로 꼽혔고, 박보검에게는'보검매직', '엔딩요정'이라는 등의 애칭이 따라붙었다.


효자 오빠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효녀 동생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열 살 아역 배우 허정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허정은이 KBS와 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이진애, 즉 유진 아역으로 출연해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2016년은 온전히 KBS와 함께 했다.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조들호(박신양)의 딸 조수빈 역을 맡아 박신양과의 애틋한 부녀 케미를 뽐냈다. 또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도 살인 사건을 목격한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영은옹주 역을 맡아 박보검과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서 나아가 수목극 '오 마이 금비'에서는 아예 타이틀롤로 활약 중이다. 그는 니만 피크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유금비의 모습을 귀엽고 사랑스럽고 짠하고 안타깝게 그려내고 있다. 아빠 모휘철(오지호)과 티격태격하거나 남자친구 황재하(박민수)와 데이트(?)를 할 때는 영락없는 열 살짜리 귀여운 꼬마이지만, 자신의 병을 알고 있다고 고백하며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등 아이같지 않은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면 시청자의 눈시울도 같이 붉어진다.

이렇게 허정은은 어린 나이에도 시청자의 감정선을 쥐락펴락하는 명품 연기로 '오 마이 금비'의 호평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이처럼 올 한해 KBS는 효자 효녀의 열정에 힘입어 지난해의 부진을 깨끗이 털어냈다. 2017년에는 또 누가 그 수혜자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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