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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타일] '더 킹' 조인성vs정우성, 이 영화의 수트 '갑'은 누구인가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7-02-03 15:52



영화 '더 킹' 스틸컷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조인성과 정우성, 수트 '갑'은 누구인가.

영화 '더 킹'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주요 권력층으로 꼽히는 검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영화 역대 1월 개봉작 최고 오프닝스코어를 달성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사회 부조리를 아주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타일리시함은 권력과 인간의 욕망 그리고 치열한 남자들의 세계를 한태수라는 한 개인의 생애에 초점을 맞춰 속도감 있게 풀어낸 연출을 일컫기도 하지만, 그들의 빼어난 외모와 그에 걸맞은 의상에 해당되기도 한다. 소위 엘리트라고 칭하는 직군을 다룬 덕에 시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개인의 욕망 또한 그대로 읽히는 화려한 남성복의 항연은 배우들의 매력과 어우러져 영화의 멋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단연 가슴 설레는 건 어느 곳 하나 눈 뗄 수 없는 조인성과 정우성의 수트 스타일이다. 이들의 자태는 같은 검사라는 직군을 가졌지만, 조금씩 결을 달리한다. 이미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부장검사와 그 맛을 보기 시작한 풋내기 검사의 직업적 차이이기도 하고, 배우들 각자의 매력 차이이기도 하다. 이들은 의상의 핏과 색감, 그리고 실루엣과 액세서리 활용 등에서 묘한 차이를 보이며 각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더 킹' 스틸컷

영화 '더 킹' 스틸컷

영화 '더 킹' 스틸컷
▶정우성의 컬러: 무게중심, 클래식, 정석

정우성은 최고 권력을 가진 부장검사 한강식을 연기한다. 대한민국을 쥐락 펴락 할 만큼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그의 수트는 그만큼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화려하다. 광택감 있는 소재 위에 섬세하게 그려진 핀 스트라이프 패턴은 정우성 배우의 깊은 눈빛과 어우러져 권력자의 카리스마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색감 역시 그레이, 네이비 등 남성적인 느낌을 주로 택했으며 이는 유아독존 한강식의 카리스마를 한층 부각한다. 구성 또한 재킷과 셔츠, 베스트와 타이를 철저하게 맞춰 입어 영화 내내 그야말로 수트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강식이라는 인물은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인 듯 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그대로 과시하고 더욱 더 높이 군림하려는 욕망을 가진 인물이다. 이러한 점은 메탈릭한 컬러의 시계와 볼드한 반지 등의 액세서리로 표현됐다. 이 화려한 세팅은 극중의 일반적인 검사들과는 다른 상위 1%의 검사만이 가진 위암감을 조성하며 그들 사이 은근한 경계선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권력자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타이 역시 광택감이 느껴지는 소재와 붉은 계열 혹은 사선 패턴 등 눈에 띄는 포인트의 역할을 하며 한강식의 끓는 욕망을 은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정우성의 완벽한 수트룩은 그 자체로 영화의 무게중심을 지킨다.


영화 '더 킹' 스틸컷

영화 '더 킹' 스틸컷
▶조인성의 컬러: 위트, 패기, 트렌디

조인성은 건달의 아들에서 검사로 승승장구하는 박태수라는 인물을 열연했다. 정의감이나 신념에 똘똘 뭉쳐 검사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초반엔 어느 정도의 사명감을 가진 여느 검사들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한강식을 만난 후 권력의 맛을 알게 되고 질주하며 신입임에도 누릴 수 있는 모든 힘을 누리게 된다. 그래서 인지 수트 스타일 역시 막힘이 없다. 그레이, 블랙 등 전형적인 검사들이 선보이는 컬러감을 벗어나 골드 브라운 혹은 그린 컬러가 섞인 수트 재킷을 멋드러지게 소화한다. 셔츠 역시 화이트 보단 옅은 하늘빛 등 컬러감이 돋보이는 것으로 매치해 생동감을 살린다. 수트의 핏 또한 특유의 기럭지와 완벽하게 딱 들어맞게끔 해 극중 영리하면서도 쿨한 박태수의 이미지에 맞는 슬림하고 젊은 느낌을 준다.


특히 조인성의 수트룩에 주목할 점은 패턴 포인트가 들어간 타이다. 이는 젊으면서도 화려함에 한껏 취한 박태수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줄 뿐 아니라 영화 전반적인 느낌에 맞게, 무겁고 비장하기보다는 트렌디하고 탄력감 있는 무드를 선사하다. 이처럼 조인성의 수트룩은 남성적인 느낌은 그대로 두면서도 패셔너블한 감각을 더하며 영화의 위트를 오롯이 살려내는 큰 힘이 됐다.


영화 '더 킹' 스틸컷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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