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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임지연은 반격의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MBC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가 드디어 모든 진실을 공개했다. 12일 방송된 '불어라 미풍아'에서는 김덕천(변희봉)이 자신의 친손녀가 김미풍(임지연)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덕천은 박신애(임수향)가 자신의 친손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가 친손녀의 정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박신애의 뒷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김미풍이 친손녀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김덕천은 새터민 센터를 찾았고, 김미풍이 아버지 김대훈(한갑수)을 찾기 위해 만든 영상을 발견했다. 김덕천은 친손녀를 지척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박신애의 농간에 넘어가 그를 회사에서 쫓아내기까지 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오열했다.
분명 김미풍은 이제까지 우리가 흔히 봤던 막장극 여주인공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흔한 막장극 여주인공은 착하기만 할뿐 아무런 능력이 없다. 억척스럽게 삶을 살아가지만 자신의 권리를 지킬 줄 모르고 악녀의 농간에 모든 걸 쉽게 내놓는다. 그러다 잃어버렸던 가족을 우연히 만나고, 그들의 성공과 힘에 기대어 악녀에게 복수하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다.
하지만 임지연의 김미풍은 이러한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와는 2% 정도 다르다. 물론 번번히 박신애의 계략에 가로막혀 회사에서도 쫓겨나고 남편 이장고(손호준)과도 헤어질 뻔 하는 등의 고구마 여주인공의 면모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 본질은 좀더 당당한 신여성에 가깝다. 사기를 당해도, 이혼 위기에 처해도, 빚더미에 올라 앉아도 꿋꿋이 생계를 유지하며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한다. 착하기만한 엄마를 위로하고 그의 힘이 되어주는 것 또한 김미풍의 역할이다. 그런가하면 사랑 앞에 흔들리고 잠시 무너지기도 하는, 평범한 여자들의 심리까지 표현해내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찬 외면 뒤에 여린 내면을 숨긴 김미풍이 어떤 식으로 박신애에게 복수하고 행복을 찾을 것인지 기대가 생기는 이유다.
사이다 한 모금을 선사한 덕분에 12일 방송된 '불어라 미풍아'는 22.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과연 임지연이 멋지게 판도를 뒤엎고 반격의 여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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