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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느덧 데뷔 15년 차를 맞은 배우 이청아(33)가 연기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소신을 전했다.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이청아. 하지만 인생작으로 불리는 '늑대의 유혹'의 존재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흥행에서는 늘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것. 여러모로 흥행 목마름이 컸을 이청아다. 이러한 이청아는 절치부심했고 2년 만에 '해빙'으로 다시 한번 스크린 문을 두드렸고 이번에야말로 흥행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해빙'에서 명품 가방을 수시로 바꿔 드는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을 연기한 이청아. 기존 청순하고 발랄한 이미지와 사뭇 다른, 스산하고 미스터리한 인물로 완벽히 변신했다. 겉만 봐서는 알 수 없을 것 같은 이면을 통해 관객을 혼란에 빠트릴 예정.
그는 "이수연 감독이 미연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봤냐고 묻길래 내가 본, 내가 느낀 소감을 전했다. 처음부터 깐깐한 감독이라는 평을 많이 들었는 그때 '작품에 해가 될 선택은 하지 않을 분이시구나' 확신이 들었다. 이수연 감독이 '이 배역을 위해 얼마나 많은 배우가 오디션을 봤는지 아느냐?'라고 물었는데 나는 '지금까지 제 연기를 못 봤을 수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결코 신인보다 노력을 안 하는 배우는 아니다'고 답했다. 실제로 나는 현장에서 감독에게 깨지고 혼나는건 두렵지 않다. 혹여 내가 울고 속상하더라도 훗날 관객이 재미있게 본다면 그보다 더 뿌듯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빙'에서 내가 캐릭터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물어보고 작품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밖에서 조감독과 매니저는 이수연 감독과 내가 싸우는 줄 알고 진땀을 뺐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작품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수연 감독에게 내숭이 필요 없었다. 이후 출연이 결정된 후 '현장에서 얼마나 대단한 에너지가 느껴질까'라는 기대감이 생겼고 한편으로는 '이수연 감독고 얼마나 신나게 싸울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너무 좋았고 꼭 한번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빙'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상당한 이청아. 그는 "'해빙' 같은 작품을 만나본 건 정말 너무 오랜만인 것 같다. 리얼한 시간을 그대로 담은 영화가 요즘 많이 없지 않나? 그런 면에 있어서 '해빙'은 요즘 영화와 확실히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작품이다. 나 역시 촬영할 때 다른 장르에서 했던 연기 방식을 따라 하면 큰일 나겠다는 다짐을 했다. 대본에도 '연기하지 말자' '기교 부리지 말자'라는 말을 수없이 써놨다"고 작품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밝혔다.
한편,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 스릴러다. 조진웅, 김대명, 신구, 송영창, 이청아 등이 가세했고 '4인용 식탁'의 이수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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