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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종영②] 최명길 조카→카리스마 악역…권율의 재발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5-24 09:0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귓속말'의 최대 수혜자는 권율이 아닐까 싶다.

'귓속말'이 23일 종영했다. '귓속말' 마지막회에서는 이동준(이상윤)과 신영주(이보영)이 강정일(권율) 최일환(김갑수)-최수연(박세영) 등 태백 법비들을 응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거대 권력을 바탕으로 악행을 저지르던 이들을 감옥에 집어 넣으며 권선징악형 메시지를 전한 것. 이로써 '귓속말'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17회 여정을 마무리했다.


'귓속말'은 원수였던 남녀 주인공이 거대 악과 맞서며 동료로, 연인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매회 이동준과 신영주가 태백 로펌 사람들과 처절한 권력 게임을 벌이는 모습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월화극 시청률 왕좌도 지켜냈다. 하지만 남녀 주인공을 맡은 이상윤, 이보영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던 건 바로 권율이다.

권율이 연기한 강정일은 타고난 금수저 엘리트로 젠틀한 가면 뒤에 엄청난 권력욕과 야망을 숨긴 인물이다. 사랑하는 여자 최수연과 태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지만 결국 힘의 논리에 의해 최일환에게 배신당하고 태백의 후계자 자리와 최수연까지 잃자 분노하며 반격을 개시했다. 그리고 최일환에게 살해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다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강정일 캐릭터가 더욱 소름끼치게 다가왔던 건 권력의 힘에 취해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태백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마저 저버린 채 폭주하는 그의 모습은 궁지에 몰린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만들며 주먹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처럼 강정일 캐릭터는 최근 유행을 탔던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캐릭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진짜 있을 법한 리얼리티가 오히려 더 큰 소름을 안겼다.

권율의 연기 또한 뛰어났다. 사실 강정일 캐릭터는 전작 tvN '싸우자 귀신아'의 주혜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회적인 지위가 있고 반듯한 외모와 친절한 말투, 행동을 보이지만 속내는 전혀 다른 반전 악역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캐릭터 성격이 겹치면 아무래도 전작의 연기가 오버랩 될 수밖에 없는데 권율은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청자 호평을 이끌어냈다. 보는 이의 핏대를 세우게 만드는 극한 예민함으로 강정일의 히스테릭한 분노를 그려내는 한편 최수연과 아버지에 대한 애증, 이동준과 신영주에 대한 분노, 최일환에 대한 반발감 등 다양한 감정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몰입을 높였다. 권율의 강정일이 없었다면 '귓속말'의 무게감도, 긴장도도 훨씬 떨어졌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실 권율은 자신의 이름보다 최명길 조카로 먼저 알려졌던 케이스다. 하지만 연기력에 대해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가씨를 부탁해' '브레인' '몬스터'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다지더니 2015년 tvN '식샤를 합시다2'의 반전 사무관 이상우와 '싸우자 귀신아'의 주혜성을 거치며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귓속말'을 통해 전성기 개막을 알린 것.

흔들림 없는 권율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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