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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박찬욱 감독의 대작 '올드보이'를 다시보다.
주성철 편집장은 "그리스 신화를 현대의 스릴러 속에 너무나 잘 버무린 작품이다"라고 말했고, 임필성 감독은 "일본 만화에는 그리스 신화에 대한 내용이 없다. 박찬욱 감독이 완전히 재창조 한거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작품에 대해 궁금했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작품에서 15년 동안 갇힌 최민식이 '군만두'만 먹는 설정에 대해 "원작에서는 하루 세 번 중국 요리를 먹고 군만두는 서비스였다"라며 "최민식 씨는 짜장면을 좋아해 짜장면을 원했지만, 감독님이 군만두로 정하셨다"고 비하인드를 전해 웃음을 안겼다.
당시 주연 배우인 최민식은 41살, 유지태는 28살이었다. 유지태의 캐스팅에 대해 "소년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은 것 아닐까"라며 악역이지만 연민을 가질 수 있는 면을 생각했다고. 또한 3000:1의 경쟁률을 뚫고 회칼을 직접 들고 오디션장을 찾은 강혜정의 캐스팅 비화도 덧붙였다. 정서경 작가는 "생활 속 감정을 통해 극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배우, 자기 자신만의 뭔가가 있는 배우를 원한다"라며 박찬욱 감독의 캐스팅 조건을 설명했다.
변영주 감독은 '박찬욱의 복수 3부작'으로 유명한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중 두 번째 시리즈인 '올드보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이 어떤 감독인지 알려준 대표적인 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세계적이자 한국적인 언어를 동시에 쥐고있다"며 감독으로서 존경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미장센의 대가'인 박찬욱 감독은 "과거 미술비평가를 꿈꿨고, 현재 사진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동생 박찬경 감독의 영향도 받았다"라며 "지금도 실험적인 작품에 도전하고 있다"고. 기하학적인 벽지, 펜트하우스의 수로 등 파격적인 미술에 대해 류성희 감독은 "예산이 충분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낯설게 만들어 박찬욱 감독이 만족했다"고 솔직한 비화를 밝혔다.
특히 류성희 감독은 강한 벽지 사용에 대해 걱정했던 봉준호 감독과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박찬욱 감독은 모험자 스타일, 봉준호 감독은 설계자 타입이다"라며 "그래서 저희들은 광부 같은 자세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상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 대해 변영주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파격은 이유가 있는 파격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의 감정선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 것"이라며 그의 작품에 깊은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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