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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살 때 처음 배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감성이 좋다고 칭찬받았거든요."
9살의 나이에 '연기천재'로 각광받는 아역 배우가 있다. '언니는 살아있다' 진홍시, '황후의 품격' 아리 공주로 호평받은 배우 오아린이다.
오아린은 인터뷰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성숙한 태도로 임했다. '원래 촬영할 때나 인터뷰할 때는 졸립지 않고, 일이 끝나면 딱 그때부터 피곤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천생 배우다. 햇수로 3살, 생후 29개월 때의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동생이랑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데, 작가님께서 엄마한테 '아이가 감성이 풍부하다. 표정이 너무 좋고 포즈도 잘하니까 아역 배우를 시켜보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연기 수업을 받아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하고 싶다고 그랬죠."
촬영장의 인기를 독차지한 오아린이지만, 나이와는 달리 애교를 부리거나 보채기보단 차분하고 여유 있는 성격이다. '왜 다들 아린 양을 사랑하는 것 같냐'고 물으니 "제가 연기를 잘해서"라는 깜찍한 답이 돌아왔다. '촬영이 빨리 끝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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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작가님께서 언니라고 부르라고 하셨어요. 많이 안아주시고 뽀뽀도 해주셔서 좋았어요. 최영훈('언니는' 연출) 감독님도 많이 예뻐해주셨어요."
오아린은 "제가 출연한 방송은 다 본다"며 활활 타오르는 모니터링 열정을 과시했다. '황후의품격' 주동민 감독이 쟁쟁한 배우들 중에도 오아린을 '연기 천재'라고 칭찬하는 이유가 있다.
작품속 가장 기억에 남는 자신의 연기로는 뜻밖에도 '오써니 이모(장나라)에게 꽃꽂이 해달라고 꽃병주는 장면'을 꼽았다. 작품 특성과 달리 뜨겁고 격한 감정보단 은근하고 뭉클한 속내가 오고 가는 장면이다. 오아린은 "방송을 보니 제 표정도 좋았고, 대사도 자연스럽게 잘 말한 것 같았다"고 자평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뽁뽁이'가 좋아져서 모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아린은 종방연에서도 뽁뽁이에 열중한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오아린이 맡은 아리 공주는 아역답지 않게 입체적인 캐릭터다. 황제 이혁(신성록)과 서강희(윤소이)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태후 강씨(신은경)가 소진 공주(이희진)의 딸로 조작하며 음모의 중심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생모 서강희와는 공주와 유모 관계다. 게다가 실질적인 엄마 노릇은 오써니(장나라)가 맡으니, 극중 엄마 역할만 셋이다. 영악하고 이기적이면서도 순수한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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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린은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서 아역배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오아린은 "앞으로 더 잘하면 된다"며 장나라와 신성록, 최진혁의 수상을 축하했다. 하긴 오아린은 앞으로 10년간 아역배우상에 도전할 수 있다.
좋아하는 책을 물으니 '어린왕자'와 '마당을 나온 암탉'을 꼽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주인공인 암탉 잎싹은 악역인 족제비 애꾸눈으로부터 끊임없이 위협을 받는다. 잎싹은 자식 초록이를 지키기 위해 애꾸눈의 새끼들을 인질로 잡아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말미, 노쇠해진 잎싹은 애꾸눈 역시 자신과 같은 엄마임을 깨닫고 스스로를 희생한다.
"암탉이 작품 내내 도망다니는데, 마지막에는 애꾸눈에게도 아기가 있다는 걸 알고 자기를 먹으라 하면서 잡아먹히잖아요. 너무 슬퍼서 막 울었어요."
오아린에겐 두 살 어린 동생이 있다. 촬영갈 때마다 "언니 잘하고와 파이팅!"을 외쳐주는 기특한 동생이다. 동생의 꿈은 가수와 발레리나, 배우다. 배우 오아린의 꿈이 궁금해졌다.
"전 글쓰는 걸 좋아해요. 7살 때부터 대본을 조금씩 써보고 있어요. 회사 연기 선생님한테 보여드리니까 '글이 참 좋다'고 칭찬받았어요. 지금은 배우지만, 나중에 크면 작가랑 감독도 되고 싶어요."
9살 아이의 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포부다. 욕심많은 배우 오아린의 10년 후, 20년 후가 기대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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