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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공효진 "'동백꽃 필 무렵'은 엄마가 생각나는 작품"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1-27 07:00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공효진(39)이 '동백꽃 필 무렵'의 메시지를 다시 마음에 새겼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인생 20주년이 된 공효진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는 톱스타다. 2001년 출연했던 노희경 작가의 작품 '화려한 시절'부터 브라운관에서의 활약을 시작했고, MBC '네 멋대로 해라' 등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들에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이후 2003년 MBC '눈사람'을 시작으로 브라운관의 톱으로 뛰어올랐고, MBC '고맙습니다'(2007), MBC '파스타'(2010), MBC '최고의 사랑'(2011), SBS '주군의 태양'(2013), SBS '괜찮아, 사랑이야'(2014), SBS '질투의 화신'(2016) 등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될 '인생 드라마'를 만들며 시청률 불패 신화도 기록했다.

그런 그가 3년 만에 택한 작품은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임상춘 극본, 차영훈 연출)이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으며 21일 종영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2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올해 방영된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에 해당한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공효진은 주인공 동백 역을 맡아 어린시절 버림받은 고아이자 미혼모로서의 역할을 소화해내며 '지금까지 보여준 공블리와는 다른 연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공효진의 완벽한 '변신' 작품이 된 셈이다.

드라마로는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던 공효진이 '만족감' 때문인지, 취재진 앞에 섰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공효진은 '동백꽃 필 무렵'을 보내는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효진은 종영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에 빠져있다 "그냥 제가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촬영을 하는 내내 종영을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연장을 한다고 '18부가 될 거다, 20부가 될 거다'라면서 얘기가 나왔는데, 연장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원래 연장 얘기가 나오면 기겁을 해야 했는데, '늘리실 만 하니 늘리시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률의 숫자 말고도, 드라마를 보고 남겨주시는 반응들을 읽을 때마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 저도 원래는 에너지를 다 쓰고 남는 것이 없이 탈탈 털어내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에너지를 채워서 끝이 난 것 같다. 마음이 고단하지 않았다. 신기했다. 많이들 '헛헛할 거다'라고 걱정을 해주시는데, 그렇지가 않다. 저 역시도 '동백꽃' 안에서 희망의 메시지나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공효진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도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고맙습니다'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받았던 감동이 그의 마음에 깊게 남아있었기 때문일 것. 공효진은 이번에도 같은 감동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고맙습니다' 때도 사람들을 위로한 얘기여서, 그 드라마를 끝내고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느꼈었다. 사람들에게 '예뻐요. 재미있었어요. 행복하세요'라는 말 말고, '고마웠다. 위로가 됐다'는 말을 들어서 행복했다. 엄마 생각도 나고 힘이 됐다는 진심의 피드백이 넘치니, 그때와 같은 작품을 한 번 더 하고 싶기도 했다. 예상대로 이 작품이 '고맙습니다'처럼, 로맨스물을 할 때와는 다른 반응들을 얻은 것 같다. 인기가 있던 로맨스 작품을 했을 때와는 반응이나 다가오는 것들이 다르다"고 말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특히 '동백꽃 필 무렵'은 동백의 모정, 그리고 정숙(이정은)의 모정, 덕순(고두심)의 모정 등 다양한 엄마들의 사랑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 일차원적으로 그려낸 사랑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고 엄마에게 전화를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동백꽃 필 무렵'은 '잘 만든 드라마'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공효진은 "얘기가 진행되면서 모정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아들에게 가졌던 제 모정 말고도 우리 엄마, 용식이 엄마, 제시카의 엄마, 규태의 엄마 등 다양한 모정이 나온 것 같다. 내가 보여준 것은 필구에게 다른 엄마들보다 초보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워낙 어른스러운 제 아들 덕에 친구같은 엄마가 됐다. 아이가 의젓해 저도 그 속에서 울고 웃었지만, 모정이 뭔지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찡한 모정은 용식을 향한 덕순의 모정이었다. 초중반에는 엄마와의 대화가 '왜 월드컵 티를 입냐. 내 가 신었던 운동화를 사냐'고 하는데, 그 대사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대사를 쓰지' 싶었던 것들이 있다. 그게 너무 충분해서 동백이와 용식이가 안 만나면 좋겠다는 마음도 이해가 됐다"고 했다.

실제 공효진의 어머니는 "할머니에게 전화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말했단다. 그 정도로 '동백꽃 필 무렵'이 보여준 공감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부터 멀리 있는 시청자들에게까지 고루 전달됐다. 공효진은 "인스타그램에서 제가 우는 모습이 많이 나왔는데, 저도 엄마한테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우리 드라마는 엄마를 생각하게 만들고, 전화하게 만드는 드라마라 특히나 더 좋았던 거 같다"고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공효진은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저희같은 배우들에게도 세상은 종종 너무 각박하고, 벼르고 벼르는 느낌이 든다. 항상 그렇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환호를 받는 인생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너무 저희를 '두고보자'하는 느낌이 든다.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직업이다. 이번에 작은 보통의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오지랖으로 굴러가는 세상에서, 어려울 때 누군가를 십시일반으로 구해주는 기적같은 일들이 저같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줬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란하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드라마같은 이야기에 동요되고 마음이 빼앗기고, 또 울고 웃고 하는 것들을 보면서 '인간적 따뜻함은 통한다'는 희망을 가지고, 드라마가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저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이의 폭격형 로맨스 드라마로, 옹산이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펼쳐진 동백의 사랑과 모성, 그리고 까불이(이규성)라는 존재가 주는 스릴러가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선물같은 작품"이라는 '동백꽃 필 무렵'을 보내는 공효진은 "앞으로 오래 쉴 예정"이라며 휴식기를 예고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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