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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미쓰백' 세라→가영, 공황장애·생활고·음란물…걸그룹 그 후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20-10-09 00:33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나인뮤지스 세라, 크레용팝 소율, 스텔라 가영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8일 MBN 새 예능프로그램 '미쓰백(Miss Back)'이 첫방송 됐다. '미쓰백'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조금씩 잊혀 간 여자 아이돌 출신 가수 8명이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는 이야기로, 그동안 미처 말하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는 물론 인생 곡으로 '제2의 전성기'가 될 터닝포인트를 함께하는 신개념 다큐테인먼트(휴먼다큐+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인생 곡이 절실한 최종 멤버 8인으로는 가영(스텔라), 나다(와썹), 레이나(애프터스쿨), 세라(나인뮤지스), 소연(티아라), 소율(크레용팝), 수빈(달샤벳), 유진(디아크)이 결정됐다.

'미쓰백'에서 프로듀서 겸 인생 멘토를 맡은 백지영은 "내가 21년 동안 활동했지만,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안 보이는 가수들이 너무 많다. 자기 인생곡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라며 후배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특별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인생 매니저' 송은이, '인생곡 마스터' 윤일상도 합류하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 하나로 다시 모이게 된 이 8명이 첫 만남을 가졌다. 어색한 순간도 잠시 "어디가 예쁘게 나올까"라며 걸그룹 답게 치열한 자리 선정부터 나이 서열까지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했다. 소율과 레이나는 같은 시기 활동한 인연으로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레이나는 "결혼도 하고 육아도 하고 있으니까 만나기 힘들었다"고 말하는가 하면, 소율은 "3년 만에 만났는데 어색하지 않더라"고 이야기했다. 이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백지영은 "우리 없이 더 재밌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마지막으로 소연이 등장하자 "진짜가 왔구나", "섭외력 짱이다"라며 서로가 서로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룹 나인뮤지스에서 시원한 가창력과 특유의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세라는 2014년 계약 종료로 그룹을 탈퇴했다. 세라는 "데뷔 전 찍어둔 다큐멘터리에서 사장님이 종이 말이서 제 뺨을 때리는 영상 때문에 탈퇴 후에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시키는 대로 그냥 모든 것을 해야 했던 데뷔 초기, 첫 방송에서 입었던 '가터벨트'에 대해 "처음엔 사자성어인 줄 알았다"며 웃픈 과거를 회상했다. 당시 그걸 입은 자신과 고등학생이었던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결국 리더까지 내려놨다고. 그는 생활비에 대해 "은행 대출을 받는다"라며 "평균 수명이 너무 짧은 K-POP 아이돌계에서 정년 퇴직하면 이런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는 그녀는 새벽에 일어나 피자, 케이크 등을 먹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 충격을 안겼다. "아 이게 나오네... 큰일 났네"라고 놀라는 그녀를 보며 백지영은 화면을 멈췄다. 세라는 "작년 8월부터 병원을 다니고 있다. 안정제와 감정이 너무 다운되는 것을 막아주는 불안장애 관련된 이 약이 기억을 희미하게 만든다"라며 약 부작용 증상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황장애 있는 사람이 저를 보고 좀 나았으면 좋겠다. 한 명이라도 '아 나도 그래'라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용기있는 마음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세라는 "한 해에 70~80의 걸그룹들이 데뷔하지만, 다음해로 넘어가는 걸그룹은 1%도 안된다"면서 개인 방송을 통해 후배 걸그룹들을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 후 혼자 "괜찮다"를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의사를 만난 세라는 "다시 노래하고 싶은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라고 털어 놓았다.


이어 세라는 은행을 찾아 신용 대출 추가 상담을 받았다. 탈퇴 이후 1인 기획사를 세워 작사 작곡부터 디자인, 앨범 배송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했던 세라는 몇 번의 콘서트를 했지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금전적 사정을 밝혔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추가 대출이 힘들다는 답을 했고, 세라는 "마음만 가지고는 안되는 일이 있구나"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민감한 모든 부분을 공개한 세라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부끄럽다"고 이야기했고, 멘토들은 "용기있는 일이다"라고 격려했다. "저 같은 사람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세라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이소라의 '제발'을 불렀다.




2012년 크레용팝으로 데뷔한 소율은 2016년 활동을 중단, 다음 해 문희준과 결혼해서 딸 희율이를 낳았다. 오랜만에 가수로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동안 외모와 남다른 귀여움으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소율은 과거 그룹으로 활동 당시 "너무 바빠서 일주일 내내 밴에서 생활했다. 차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했다"라고 에피소드를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딸 희율과 함께 일어난 소율은 육아로 분주한 아침을 보냈다. 아이 등원 후 본격적인 집안일을 하는 소율은 '엄마'의 모습만 남았다. 엄마로만 산 지 3년 차가 된 소율은 "희율 엄마, 남편의 아내로 살아서 되게 화목하고 행복하지만, 그래도 뭔가의 허전함이 있다. 자신을 많이 내려놓고 3년을 살았는데,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저 박소율로의 자아를 찾고 싶다"라면서 '미쓰백'을 향한 당찬 의지와 포부를 전했다.

소율의 어머니도 소율의 활동을 응원했다. "희율이 잘 키웠으니까 자기 일도 있으면 더 좋겠다. 기회가 있으면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율은 남편 문희준의 반응에 대해 "좋아했다. 임신 중에도 '나 아기 낳아도 활동할 수 있으면 할거야'라고 말했었다. '미쓰백'이라는 프로그램이 들어왔을 때 좋아했다"고 전했다.

소율은 활동과 함께 중단했던 춤 연습을 위해 댄스 학원을 찾았다. 3년 만에 춤을 다시 추는 소율은 예전 실력은 아니지만 따라했다. 아이돌 출신 남편 문희준에게 "춤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칭찬에 안주하면 안된다. 하고싶어 했잖아 열심히 해"라며 찐 조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2011년 그룹 스텔라로 데뷔한 가영은 "청순한 걸그룹을 꿈꿨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파격적인 19금 콘셉트로 이미지 변신해 활동했다"면서 "너무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게, 스케줄이 많이 생겼다. 더 자극적으로 하게 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가영은 "뮤직비디오 촬영 당일 갑자기 바뀐 파격적인 의상에 강력한 거부 의사를 표했다. 한 번만 찍어보고 바꿔줄게라고 했지만 결국 이 사진이 공개됐다"고 털어놨고, 이에 백지영과 송은이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가영은 음란 메시지로 고통 받는 일상을 공개했다. 그녀는 "SNS DM으로 가끔 본인의 성기 사진을 보내는 분들이 있다. 스폰서 제의도 온다. 자주 온다"라고 밝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창 시절 명문대 진학이 목표일 정도로 우등생이었던 딸의 가수 데뷔를 반대했던 엄마 박명남 씨는 "처음 아이돌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Œ다. 이어 가영은 "활동 당시 파격적인 19금 콘셉트로 활동하는 자신을 보고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게 '딸 왜 이런 거 해요?'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죄송했다"면서 눈물을 쏟아 먹먹함을 더했다.

친구들을 만난 가영은 여름에도 긴팔, 긴바지를 입었다. "그 때 트라우마로 지금도 반팔, 반바지를 못입는다"는 가영은 "제 다리와 살을 쳐다보는게 싫더라. 트라우마를 인지를 못했는데, 언제부턴가 그러고 있더라"고 털어놨다. 이에 송은이는 "어른들 자격 없는 사람들 때문에, 너의 젊은 추억이 잊고 싶은 추억이 돼버렸다는 게 미안한 거야"라면서 폭풍 눈물을 흘렸다. 뿐만 아니라 "7년간 수익이 1,000만원 정도였다"는 고백해 백지영은 "돈도 안줬어?"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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