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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안 할 이유가 없었던 작품, 그동안 많은 작품을 했지만 '소리도 없이'는 단연코 행복감을 준 유일한 작품이었습니다."
극악무도한 사건을 일상적인 톤으로 담아내고 또 기존 선악의 잣대와 신념을 비틀고 꼬집으며 신선한 충격을 안긴 '소리도 없이'는 특히 유아인, 유재명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삭발과 15kg의 체중 증량 등 외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은 물론 데뷔 이래 최초 무(無)대사 연기에 도전한 유아인과 진지한 상황에 예상치 못한 코미디를 던지며 잔뜩 긴장한 관객의 허를 찌른 유재명은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과시하며 또 다른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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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정 감독은 태인 캐릭터에 대해 "사람들이 태어날 때 환경을 스스로 결정해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생존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게 비틀어진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선택하지 못한 신체와 환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대사 없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역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 유아인은 "순수한 영혼들과 호흡을 맞춰서 좋았다. 배우 호흡이 얼마나 자연스러울 수 있는지가 늘 큰 숙제였는데 호흡을 가공하지 않고, 설정하지 않아도 호흡할 수 있었던 친구들이었다.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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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은 "안 할 이유가 없었다. 20년지기 친구가 영화에 같이 출연하는데 이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그 친구와 너무 좋은 작품이라고 통화를 했던 기억이 있다. 많은 작품을 했는데 단연코 행복감을 준 유일한 작품이었다. 창복을 하게된 이유라기 보다는 이 작품의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말이 많은 캐릭터, 신앙심을 가진 캐릭터에 대해 "선과 악의 기준, 그 모호한 경계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캐릭터를 본다면 삶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죄책감을 씻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신앙이었던 것 같다. 우리 영화의 모든 캐릭터가 그렇다. 기준이 없는, 모호한 캐릭터다. 특별히 신앙심이 깊은 착한 사람, 나쁜 일을 하는 나쁜 사람이 아닌 여러가지 상징성이 있는 인물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유재명은 "이 작품은 대사가 많아 불편했던 지점은 없었다. 평소 애드리브를 잘 안 하는데 이번 작품은 어떤 애드리브를 해도 대사가 됐다. 이 작품에 주어진 에너지가 충분히 말을 많이 하는 캐릭터라도 재미있고 표현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논리적이고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편안했다"고 웃었다.
유아인은 "유재명 선배는 대사가 정말 많은데 한 번도 NG를 안 냈다. 삶의 냄새가 확 올라오는 대사가 정말 많았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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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아인은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지 않나? 다음에는 대사도 주고 받아보자"라며 "나에게 유재명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의지가 됐고 감사했다. 내가 던져줄 수 없어 죄송했지만 호흡이 상당히 편안함을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큰 느낌 없이 그 인물이 될 수 있었다. 감정의 불순물이 없었다. 그 상태에서 연기할 수 있고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이고 기쁨이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소리도 없이'는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가 출연하고 홍의정 감독의 첫 상업 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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