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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합숙까지 자처"…'삼진그룹' 고아성X이솜X박혜수, 매력적인 레트로 우먼파워(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0-12 16:3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고아성, 이솜, 박혜수, 세 배우의 매력과 캐릭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와 매력이 넘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관객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 더 램프㈜ 제작).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고아성, 이솜, 박혜수, 이종필 감독이 참석했다.

제목부터 독특해 시선을 끄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모 대기업에서 실제로 개설된 상고 출신 고졸 사원들을 위한 '토익반'과, 시기는 다르지만 실제 있었던 폐수 유출 사건이라는 두 축을 베이스 삼아 시작한 작품이다. 고졸 말단들이 회사의 은폐 의혹을 파헤치는 '내부 고발'을 다루면서도 무거움과 비장함을 걷어내고 시종일관 경쾌하고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이 영화는 유쾌하고 웃기면서 결코 우습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몰입감을 높인다. 또한 충분한 보상과 주목도 주어지지 않지만,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할 일을 해 나가는 고졸 말단 사원들의 모습을 통해 아주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조명, 공감까지 자아낸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억지스러워지는 스토리 전개와 문제 해결 방법은 이야기를 늘어지게 만든다. 또한 다소 유치한 대사와 설정이 보는 이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아성, 이솜, 박혜수 세 배우의 연기 궁합은 영화의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 서로의 개성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유쾌한 앙상블로 험한 세상 함께 건너고, 회사의 폐수 유출 사건 은폐에 함께 맞서는 우정과 연대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또한 25년 전의 젊음이 보낸 한 시절의 기록임에도, 배우의 개성과 캐릭터의 매력이 일체화된 호연으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현실 또한 불안한 오늘의 관객에게도 호소력 있는 메시지와 재미를 던진다.

이날 이종필 감독은 가장 먼저 고아성, 이솜, 박혜수 세 배우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말했다. 가장면저 자영 역의 고아성에 대해 " 3~4년전부터 우연히 알게 됐다. 알고 있으면서 드문드문 보는 모습이 그냥 '자영' 같았다. 참 좋은 사람인데 젠 체 하지 않는 모습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나 역의 이솜 배우는 겉으로는 세보이지만 속이 깊다. 제가 예전에 '푸른 소금'이라는 영화의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매니저도 차도 없던 시절이다. 그때 이솜 배우가 차가 없으면 타고 가시라고 했다. 그때 그런 모먼트가 참 좋았다"라며 "보람 역의 박혜수는 배우는, 무엇보다 애정이 많이 갔다. 90년대 배경이지만 요즘 사람은 어떨까 나라면 어떨까를 반영한 캐릭터이다. 누구를 캐스팅하면 좋을까 낑낑 대던 차에 박혜수 배우를 만나게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어 세 주연 배우는 캐릭터에 가장 중점을 뒀던 감정이나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고아성은 "셋이 함께 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그래서 그 장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면서 "그리고 영화를 보고니까 자영이 사과를 먹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자영의 감정을 잘 보여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유나는 겉으로는 강해보이고 아는 척도 많이 하는 인물이다"라고 입을 연 이솜은 "이 친구가 왜 이렇게 척을 잘 할까라고 고민하다가 인정욕을 받고 싶은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그래서 유나 캐릭터에 고민하면서 그런 인정욕에 대해 많이 고민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보람 역의 박혜수는 "셋이 나올 때 정말 친구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보람은 하고 싶은게 모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보려고 했다"며 " 영화가 전개되면서 뭘 하고 싶은지 찾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90년대를 배경으로 레트로한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에 박혜수는 "외적으로 화장이나 의상이 개성이 넘치고 각 인물의 성격과 아이덴티티 표현을 잘 해주는 것 같더라"라며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90년대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정말 멋있고 힙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솜은 "유나라는 캐릭터가 의상으로 90년대를 많이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영화 초반에 의상팀이랑 동묘시장도 같이 갔다. 그리고 지금 90년대 레트로가 유행이라서 유행이 돌고 도는 구나 생각이 들어서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90년대는 사실 10살이라 기억이 없다. 그래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흐릿했던 기억 때문에 90년대를 그리워하면서 준비했다. 젊었을 때 엄마 사진을 보면서 그 때 입었던 옷들도 많이 봤다. 흐릿한 그리움으로 준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 사람의 케미와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고아성은 "촬영할 때 저희 셋이 합숙을 자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합숙을 하면서 내일 어떤 장면을 찍을지 함께 상의해보고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박혜수는 "영화 안에서 세 사람의 케미는 자영이 주축으로 사건을 가져와서 시작하면 유나가 아닌 척 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그리고 나면 보람은 지켜보다가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수학적으로 풀어나간다"며 "우리끼리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촬영전부터도 자주 만나다보니까 실제로도 그런 비슷한 관계가 형성되더라. 아성 언니가 만나자고 제안을 하면 이솜언니가 장소같은 걸 제안하고 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그런 실제 모습이 잘 녹아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고아성과 이솜, 그리고 박혜수 모두 여성 배우들과 함께 힘을 합쳐 만든 이번 작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고아성은 "전작 '항거'에서도 많은 여성배우들과 일을 했는데 그때 느꼈던 기운이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도 또 어떤 다른 느낌이 있을까 했는데, 이 현장안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에너지틱한 기운이 있었다. 뭔가 만들어낼 수 있을거라는 당당함이 느껴졌다. 그런 모습이 영화에 담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솜은 "그동안 여성 배우분들과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그런 순간이 나에게 올까 싶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받고 아성씨와 혜수씨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나게 준비할 수 있었다"며 "예민해지는 날도 있었지만, 촬영장에서 고개를 돌려보는데 다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말 다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혜수 역시 "배우들이 같은 성별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도 않아서 이번 영화에서 끈끈함을 제대로 느꼈다. 감독님까지 넷이 있으면 정말 사총사처럼 한 마음으로 만들어나간다는게 너무 의미가 있었다. 그 힘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에게도 전달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한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도리화가', '앙상블', '전국노래자랑' 등은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고아성, 이솜, 박혜수, 김원해, 박근형, 백현진, 데이비드 맥기니스, 조현철, 이성욱 등이 출연한다. 10월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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