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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희선 "'앨리스' 1인 2역은 모험 반 도전 반..주원, 여린 사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0-29 07:59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희선(44)이 '앨리스'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희선은 28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베테랑 톱배우. 1992년 '고운 얼굴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데뷔해 1990년대를 주름 잡으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KBS2 '목욕탕집 남자들'(1995), KBS2 '프로포즈'(1997), SBS '토마토'(1999), MBC '해바라기'(1998)를 거치며 당대의 톱스타로 자리잡았고, 영화 '비천무'(2000), '와니와 준하'(2001) 등 작품으로도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결혼과 출산 이후 2012년 퓨전 사극 SBS '신의'로 6년 만에 복귀한 김희선은 KBS2 '참 좋은 시절'(2014), MBC '앵그리맘'(2015), JTBC '품위 있는 그녀'(2017) 등을 통해 연기활동을 이어오며 한 번도 '톱'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활약 중이다.

2018년 종영한 tvN '나인룸'에 이어 김희선은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김규원 강철규 극본, 백수찬 연출)를 통해 또 다시 윤태이와 박선영으로 1인 2역에 도전했고 성공적인 마무리를 거뒀다.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희선과 주원, 곽시양 등이 주연을 맡아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최고 시청률 10.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김희선은 28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종영 소감을 남겼다. 김희선은 "11월에 촬영을 시작해 2월 3월에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퍼졌다. 탄현에서 촬영하는데 일산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그래서 촬영을 한 번을 접기도 했었다. 야외촬영이 취소되며 세트장 분량으로 갔었다. 갑자기 부랴부랴 뒤늦게 들어가려고 했던 세트 분량이 초반으로 당겨지는 바람에 소품팀, 미술팀, 감독님들이 부랴부랴 완성시키느라 힘드셨을 거다. '앨리스'는 다행히 확진자도 나오지 않고 무사히 마쳤는데 다른 드라마에 확진자가 나오면 남일 같지가 않았다. 요즘 안 그래도 힘든데 촬영을 중반에 멈추게 되면 흐름도 끊기지 않나. 저희는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인룸'으로 한 차례 경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도전이었다. 김희선은 1인 2역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진겸이 엄마도 해야 하지 않나. '내가 주원 엄마를?'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좀 선뜻 하겠다고 감독님한테 대답을 못드렸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을까'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 저런 생각도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참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욕심이 나는 부분이었다. 저희 드라마가 특이한 것이 시놉시스가 없고 4회까지 대본을 보고 결정했는데, 큰 틀을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는데 거기에 전적으로 믿음이 갔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 SF라는 것이 공감이 안 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선영이의 모성애가 잘 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모험 반 도전 반의 생각으로 '앨리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김희선은 각 캐릭터의 차이를 주기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1인 2역이 저도 사람이고, 한 사람이 다른 두 사람을 연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생각과 고민도 있고, 두 배로 더 고민하게 된다. 촬영을 하고도 확신도 안 들고, 시간에 평행세계에 복잡했다. 제가 나름대로 잡은 것은 뭐냐면, 선영이는 선영이의 엄마의 마음 모성애가 살아야 진겸이가 시간여행을 하면서까지 엄마를 구하는 진겸이가 살 거 같았다. 선영이를 생각하면 아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모성애가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태이는 시청자와 진겸이와 같이 어렵다고 생각한 시간이동이나 평행세계에 시청자의 입장과 같이 시간여행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그리고 여러분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태이. 사실 태이도 여러분과 입장이 같았을 거다. 시간여행의 난관을 헤쳐나가고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캐릭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많이 다른 점을 주려고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20대 때의 윤태이를 연기하는 모습에서는 김희선은 젊은 시절 모습인 '토마토'가 그대로 떠오르며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는 반응을 들은 김희선은 "말만 들어도 감사하다"며 "그런데 '토마토' 때랑 똑같지 않더라. CG로 주름을 많이 지워주셨냐. 그래서 토마토 때를 좀 연상되게 하고 싶어서 헤어밴드도 하고, 밴드를 손목에 했었다. 오래 사랑해주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을 거다. 일부러 '토마토'와 비슷하게 포인트를 줬다. 어떻게 똑같겠나. 많이 변했는데 제일 변한 게 목소리더라. '토마토' 때를 보니까 이 목소리가 아니었다. 제가 저음이 됐다. 목소리는 흉내를 내려고 해도 안되더라. 20대 때랑은 달랐다. 안 변했다고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관리 많이 해야 할 거 같다"고 솔직히 밝혔다.

후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특히 주원은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선과의 마지막 촬영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정도. 당시 주원의 모습을 회상한 김희선은 "처음에는 '울 정돈가?' 싶을 정도였다. 진짜 죽은 것도 아니고 우리야 매일 다시 만나고, 심지어 주원이는 저희 집 바로 앞 미용실을 다닌다. 미용실과 저희 집이 한 5m도 안 된다. 매일 볼 수 있는데 울어서 '이 친구가 참 갬성(감성) 친구구나' 싶었다. 마지막 촬영에서 TMI지만, 그 친구와 마지막 촬영을 다 못했는지 설명을 하자면, 마지막 신이었다. '앨리스'의 한 신을 남겨두고 촬영을 하는데 제가 선영이인데 선영이가 계단을 막 올라가서 뛰어가서 사라지면, 진경이가 찾아오는 신이었다. 그 신이 벌써 A4로 다섯 장 된다. 찍는 시간과 리허설까지 하면 열 시간 분량의 한 신이었다. 저 사라지고 진겸이가 따라오면 총을 들이대고 그런 장면이었다. 총 트레인 장면이었는데 제가 사라지고 멱살을 잡히는 거라서, 제가 사라진 후 상황이 꽤 길었다. 저는 사라진 뒤에 차를 탔는데 폭우가 그 뒤로 2주 내내 폭우가 쏟아지는 거다. 같은 신인데 제가 사라지고 나서 그 신이 많은데 폭우가 쏟아져서 2주간 촬영이 지연돼서 제가 미안해서 제가 울어야 하는 상황인데, 제가 주원이한테 왜 울었는지 먼저 물어보겠다"고 농담한 뒤 "그만큼 마지막 촬영에서 같이 꽃바구니를 받아야 했는데 못 받아서 그렇거나 제가 먼저 끝나서 억울해서 그럴 수도 있다. 주원이에게 왜 울었는지 다시 물어보겠다. 마음이 여린 아이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김희선은 후배들과의 호흡에 대해 "선배라고 해서 선배 대접을 바라면 안될 거 같다. 그들도 어렵게 다가오면 친해질 수 없는데, 농담도 주고받고 애교도 부리고, 농담한단 생각으로 촬영장에 있으니까 대기실에서 기다려도 되는 것을 저희는 세트장에서 다같이 기다렸다. 촬영장 갈 맛이 났다. 서로 웃고 떠들고 수다를 떠느라 바쁘고 그랬다. 후배들은 어떻게 이렇게 성실하고 착하냐. 이상한 후배들을 못 봤다. 친구처럼 해주니까 저도 편했고 코드가 맞으니 저도 빨리 친해지더라. 같이 시양 씨나 주원 씨처럼 코드가 맞고 편한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앨리스'는 오랜만에 돌아온 김희선에게 많은 '배움'을 준 작품. 김희선은 "늘 배운다. 한 작품 한 작품을 하면서 인간관계도 많이 배우고 '이러면 안되겠다' 하는 것도 많이 배운다. 연기도 비슷한 신에서 늘 그렇게 했는데 '이렇게 하니까 그렇구나' 하는 것도 있다. 제가 한 번 새롭게 시도해보는 것들을 보면서 '이게 조금 더 낫구나'하는 것을 배우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있다. 드라마에서 생소한 SF장르가 여러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이 있다. 다른 SF 생소한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도 많이 배운 거 같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희선은 '앨리스'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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