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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희대의 여성 빌런 '영숙'은 오롯이 전종서(26)로부터 탄생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영숙은 우연히 전화 한 통으로 20년 후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서연(박신혜)과 연결되면서 예견된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는 인물. 서연과 정서적 공감대를 쌓으면서 보여주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어느 순간 돌변해 무시무시한 여성 살인마로 변모하는 모습을 그야말로 소름끼치게 연기하며 극중 압도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단언컨대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단 한번도 본적 없던 가장 강렬하고 소름끼치는 여성 빌런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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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이후 본적 없는 강렬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전종서를 향해 쏟아지는 극찬들. 전종서는 이러한 반응을 접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까지 공개와 동시에 재미있게 봐주실거라 예상을 하지는 못했다"며 쑥쓰러워 했다. 그러면서 "'콜'이 공개되고 주말동안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있어서는 배우분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주신 분들이 생각이났다. 예를 들면 촬영감독님과 다른 스태프들과 의상팀, 분장팀, 제작사, 피디님,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영숙이를 만들어주셨다. 사소한 것부터 신경을 써주셨기 때문에 '콜'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누구하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없었고 모두 마음이 하나처럼 맞았고 모두가 에너제틱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셨다"며 함께 해준 스태프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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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극중 영숙이라는 인물에 대해 "영숙이에 대해서 아직은 어떻다고 말씀을 드리긴 어렵다. 영숙에게 싸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 등의 수식어가 붙는 것 같다. 그런데 저는 영숙이라는 캐릭터를 딱 무엇이다라고 정의를 해두진 않았다. 영숙은 영숙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저는 영숙을 인간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 연기를 하려면 영숙을 이해해야 했다. 영숙이 말이 안되는 행동을 하는게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연기하는 저는 그렇게만 볼 수는 없었다. 스스로 영숙이 하는 행동에 대해 타당성을 찾으려고 했다. 그래야 보시는 분들도 설득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전종서는 영숙이라는 희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특정 작품이나 영화 속 캐릭터를 참고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에 굉장히 히트하고 있었던 빌리 아이리쉬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참조를 많이 했다. 그리고 시나리오에서도 나오지만 서태지의 노래나 그분의 영상을 유튜브로 접하고 많이 생각하려 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영숙의 캐릭터를 자극시키거나 흥분시키는데 사용되는 서태지의 음악. 전종서는 "제가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서태지의 열풍에 대해서는 몸으로 체험하진 못했다. 유튜브로 접했다. 그런데 유튜브로 접했는데도 힘이 느껴지는게 크더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태지에 미쳐있었는지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서태지의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들었다. 서태지의 노래는 모든 가사에 스토리가 있더라. 요즘에 나온 음악은 스토리가 그렇게 들어가 있는게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서태지의 음악에는 스토리와 감동이 있는 것 같더라. 그런 면에서 영숙의 캐릭터의 영향을 받았다. 서태지의 노래를 들으면 심장이 쿵쾅 거리고, 자고 있는 사람을 깨울 수 있고 깨어 있는 사람을 재울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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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전종서는 자신의 에너지에 맞춰 연기를 해준 서연 역의 박신혜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제가 '콜'이 두번째 영화인데, 함께 기를 해본 첫 여배우가 신혜 선배님이다. 그런데 서로 촬영장에서 만나는 신도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입을 열었다. "제 캐릭터 영숙은 수비 보다는 공격을 위주로 하고, 서연은 방어와 수비를 많이 해야 했다. 일종의 공을 가지고 피구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제가 공격을 놓을 수 있는 모든 곳에는 서연이 방어를 해주는 에너지가 같아야 했는데, 그 합을 맞추는데 있어서 선배님이 저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써주셨다. 그걸 거울 삼아서 연기를 했다. 그래서 신혜 선배님께는 감사함이 더 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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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인 '버닝'부터 대중의 큰 관심을 받은 전종서. 그는 '버닝' 이후 '콜' 공개까지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버닝'을 마치고 나서 개봉을 늦어졌긴 했지만, '버닝'을 끝나고 바로 '콜'을 촬영했다. '버닝'의 객관적으로 모니터링을 되게 늦게 하게 됐는데, 모니터링을 하며 많은 분들이 '버닝'에 주신 충고나 코멘트를 섭렵을 하고 발전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을 충분히 보안하려고 했다.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콜'에 다가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버닝'과 비교해 '콜'을 촬영하면서 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긴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는 "'버닝'을 촬영할 때와 '콜'을 촬영할 때의 마음가짐은 전혀 다르지 않는다. 여전히 연기가 너무 재미있고, 연기를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한다. 앞으로도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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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 '콜'은 제11회 파리한국영화제 최우수 단편상, 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경쟁 심사위원 특별상, 단편의 얼굴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던 단편 영화 '몸값'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 등이 출연한다. 지난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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