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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준익 감독 "고증 리스크 큰 사극 영화, 잘못하면 '역덕'에 탈탈 털려"('자산어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1-03-19 10:4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준익(62) 감독이 "사극 영화에서 고증을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역덕'들에게 혼난다"고 말했다.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와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가 만나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 '자산어보'(씨네월드 제작)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 그가 19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산어보'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준익 감독은 "우리가 흔히 밀덕(밀리터리 덕후)이라고 하지 않나? 역사에서는 '역덕'이 있다. 이른바 '역사 덕후'가 장난 아니다. 영화를 만들 때 실화를 바탕으로 고증하겠다고 하면 그 기대치와 잣대가 굉장히 까다로워 진다. 흔히 말해 '역덕'들에게 탈탈 털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실화를, 고증을 자신 있게 영화에 반영했다고 말 할 수 없다. 다만 '박열'의 경우는 '자산어보'와 달리 일본 서적이 아주 정교한 책이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산어보'는 양면성이 있다"며 "정약용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지만 정약전은 많이 없다. 다만 정약전은 정양용과 같은 집안, 형제라는 부분에서 유추하기 용의했다. 정약전은 적당한 고증을 확보했고 창대는 실제 '자산어보' 서문에 이름이 적혀 있다. 허구로 창작해내기 적합한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있을 때 영화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대가 고증이 남아 있다면 그걸 의도적으로 바꿨을 때 왜곡, 날조가 된다. 그런데 창대는 이름만 있다. 우리가 허용치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허구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게 진실되어 보이면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허용치 안에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 오프닝에 '서문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이다'라는 고백을 한 것도 그 이유다"고 덧붙였다.

'자산어보'는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민도희, 차순배, 강기영, 그리고 정진영, 김의성, 류승룡, 조우진 등이 가세했고 '변산' '박열' '동주'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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