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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섬세하고 잔잔한 감성의 결이 돋보이는 김종관 감독의 영화 세계관. 그 속에 들어온 배우 이주영을 만났다.
극중 이주영이 연기하는 주은은 틈틈히 시를 쓰는 것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어느 바의 바텐더. 교통사고로 기억을 통째로 잃은 그녀는 종종 바에 오는 손님들에게 재미있는 기억을 사 빈 기억을 채워넣는다. 바텐더로 근무하는 마지막 날 창석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술 한잔에 기억을 팔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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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에 이어 '아무도 없는 곳'까지 김종관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이주영은 김 감독에 대한 열렬한 팬심을 드러냈다. "김종관 감독님 작품을 원래 너무 좋아했다. 제가 예전에 작품을 하나도 하지 않았을 때 감독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인터뷰만 보고서 감독님과 함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도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감독님과 영화를 하면서 이게 꿈인가 싶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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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독특한 바텐터 주은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전했다. "제가 지금까지했던 다른 역할들이 캐릭터적으로 많이 센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덜하긴 했다. 그래도 이 영화 속에서는 가장 강렬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김종관 감독님 영화에서 이렇게 강렬한 캐릭터가 있었나 싶었을 정도"라고 입을 연 이주영은 "주은은 교통사고라는 아픔을 겪은 인물이지 않나. 그래서 그 이전에 제가 했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현실에 발을 딱 붙이고 있는 인물인 것 같다. 주은이 겪은 일(사고)이 정말 비극적인 일이지만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오히려 덜 비극적으로 보이는 인물인 것 같다. 트라우마가 남는다기 보다는 기억을 잃게 된 거니까"고 덧붙였다.
단편영화 '콜'을 시작으로 이어 장편 데뷔작인 '독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까지 세고 강한 캐릭터를 많이 했던 이주영은 한 가지 이미지의 고착화에 대한 걱정이 없냐고 묻자 "배우로서 당연히 걱정이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한가지 이미지가 굳혀질까봐 걱정이 되긴 하지만 다르게 보면 그게 제 장점이니까 아예 놓고 가고 싶진 않다. 물론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고 평범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 제가 워낙에 키도 크고 머리도 짧게 자르고 첫 등장을 했다보니까 평범하게 떠올리지는 못하시는 것 같다"고 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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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밖에 세보이는 겉모습과 강한 캐릭터들로 인해 여러 오해를 받기도 한다고 밝히며 "아무래도 제 외적인 부분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 편이다. '독전'으로 센 캐릭터로 장편 데뷔를 했다보니까 술도 많이 마실 것 같다는 오해도 많이 받고 아주 세고 드센 사람일거라는 오해를 받는다. 그런데 진짜 저는 센 사람이 아니다.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되게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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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조제'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폴라이드 작동법' 넷플릭스 '페르소나-밤을 걷다'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연우진, 김상호, 아이유, 이주영, 윤혜리 등이 출연한다. 오는 31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앳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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