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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종합] 'D.P.' 한준희 감독 "원작자 김보통 작가 좋아해줘 감사…군대, 좋아졌지만 더좋아져야해"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1-09-01 12:12 | 최종수정 2021-09-01 12:38


한준희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의 새 시리즈 'D.P.'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달 27일 공개된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제 D.P.로 복무했던 김보통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살린 웹툰 'D.P 개의 날'로 관심을 모았고 이를 드라마화한 것.

여기에 영화 '차이나타운'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갓 사회에 나온 20대 초반의 청년이 형사 같은 존재가 되어 탈영병을 잡는다는 아이러니하고 독특한 소재에 매료된 한 감독은 웹툰의 이야기를 6부작의 시리즈로 담아냈다. 그는 시청자가 캐릭터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원작에서 D.P.조의 조장이었던 준호를 원작의 시점보다 앞선 이등병으로 설정해 군입대부터 D.P.로 활약하기까지의 변화를 다층적으로 그려냈다. 준호가 이등병이 되면서 원작에는 없던 한호열의 캐릭터를 추가해 시리즈에 신선함과 풍성함까지 더했다.

여기에 수많은 탈영병의 이야기를 합치고 변형해 스토리를 확장했다.

한 감독은 1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해 "군대 이야기기도 하지만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군대에만 함몰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의 모습들이 비춰지는 작품이길 바랐다"며 "군대는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다. 인간 사이의 관계, 여러가지 갈등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징병제 국가들에서는 더욱 밀접하게 느꼈을 것 같고 그렇지 않은 나라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줬다"고 전했다.


한준희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원작 웹툰은 2015년까지 연재됐다. "시기상 조금 지나긴 했다. 원작이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 이 작품을 영상화했을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원작의 깊고 날 서있는 부분을 유지하되 보편적으로 공감을 얻으면서 가져가는 것이 영상화하는데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만 만들어왔던 한 감독에게 드라마는 꽤 도전이었다. 그는 "'D.P.'를 하고 나서 드라마 감독, 작가님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웃으며 "난 영화를 하던 사람이라 영화 스태프들과 작업을 했고 빨리 찍는 영화처럼 했다. 주어진 회차와 컨디션 내에서 소화해야해서 6개짜리 중편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작들에서도 그랬지만 여러 캐릭터들을 만들어서 조율하고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300분짜리 작품을 하면서 조금의 아쉬움없이 여러 인물의 모습과 전사 그리고 감정까지 보여줄수 있었다. 그것이 긴 호흡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극중 구교환이 연기하는 호열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원작에서는 준호가 병장으로 등장하지만 영상에서 작품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이병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D.P.의 시스템에선 버디가 되는 선임이 필요했다. 그래서 준호가 이등병이 되면서 가질수 없던 결들을 가진 병장 호열 캐릭터를 만들었다. 처음 대본을 쓰는 단계부터 그 세팅을 가지고 시작했다."

넷플릭스에서 나온 작품이라 더욱 현실감이 넘친다는 평도 있다. "사실 다른 방송사에서도 제안이 있었지만 나는 처음부터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작가와 제작사 또한 내 의견에 지지를 해줬다. 'D.P.'는 땅에 발을 붙이고 있어야하는 이야기다. 강력하고 거친 수위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창작자가 할수 있는 범주를 많이 열어두고 작업할 수 있어야했다."


한준희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원작의 제목에는 '개의 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한 감독은 "부제를 뺀 것은 좀 더 대중에게 귀에 박히는 제목을 찾은 것이다. 부제 없이 명확하게 던져놓고 하고 싶었다. 또 회차마다 부제를 정해놨기 때문에 하나씩 보여줄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는 작품에 만족감을 표현했단다. "사실 김보통 작가라는 시청자가 가장 신경쓰였다"고 웃은 한 감독은 "김 작가는 편집본도 안보고 (완성본을) 기다렸다. 완성본으로 보고 싶다고 하더라. 보고나서는 좋아해줬다. 원작의 결을 가져가려고 했던 제작진의 노력까지 알아줘서 감사했다. 사실 김 작가도 제작진의 한 명이라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한 감독은 "이 문제를 간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군대는 휴대폰도 반입이 되고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더 좋아져야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있으면 안된다. 고발 메시지만 담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는 분들도 그 이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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