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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트랜스젠더→10대 시골 소년'…'기적' 박정민, 또 다시 증명한 한계없는 연기력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9-03 10:16 | 최종수정 2021-09-03 10:2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트랜스젠더에서 순박한 10대 고등학생까지, 박정민의 변신이 놀랍다.

오는 15일 개봉해 추석 극장가를 따뜻하게 물 들일 영화 '기적'에서 박정민이 또 한번 뛰어난 연기로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박정민은 극중 주인공 준경 역을 맡았다.

1987년생으로 올해 나이 34살인 박정민이 연기하는 준경은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10대 학생이다. 극중 캐릭터의 어린 나이 설정으로 인해 박정민은 제작보고회에서 "고등학생 역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다시는 고등학생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민망해 했지만, 그의 겸손한 발언과 달리 박정민은 뛰어난 연기력과 표현력으로 이물감 없이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영화 '기적'
극중 사소한 스킨십에도 부끄러워하는 숙맥 그 자체인 준경의 어설픈 모습은, 다소 작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설정인데도 불구하고 박정민은 이 같은 모습 역시 오직 연기력으로 설득해 낸다. 10대 소년의 귀여운 로맨스가 전부가 아니다. 박정민은 무뚝뚝하고 냉정한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과 그런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심이 뒤섞인 모순적인 마음, 늘 자신에 곁에 있어주는 가족인 누나를 향한 애틋한 마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 복잡하고 다층적인 감정까지 완벽하게 녹여내며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또래 연기자 중 가장 빛나는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박정민의 이번 연기가 더 놀라운 이유는 그가 지난 해 여름 개봉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선보였던 캐릭터 및 연기와의 완벽한 갭 차이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박정민은 트랜스젠더 유이 역을 맡아 관객을 놀라게 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박정민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인해 개봉 전까지 그가 맡은 캐릭터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던 바, 영화를 통해 박정민의 캐릭터와 연기를 확인한 관객들의 놀라움의 강도는 더욱 컸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트랜스젠더를 연기하며 박정민은 배꼽을 드러내 보이는 크롭탑과 짧은 핫팬츠, 하이힐까지 소화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의 비주얼 보다 더 놀라웠던 건 그의 연기였다. 야한 여성의 옷차림과 목소리, 그리고 독특한 성격으로 다소 무거운 영화에 유일하게 코미디를 담당하면서도 결코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를 우스워보이지 않게 그러냈다는 점이다. 연기하는 스타일에 따라 다소 희화화 되고 비하 되기 쉬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박정민은 뛰어나고 섬세한 사려깊은 연기력만으로 관객을 완전히 몰입시키고 유이의 감정에 동화되게 만들었다.

당연히 박정민에게 평단과 관객이 극찬이 쏟아졌고 박정민은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트랜스젠더부터 10대 소년까지 오가는 박정민의 한계 없는 연기력. 앞으로 그가 보여줄 연기에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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