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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쉬는 시간 가져도 스스로 용서"…'영화의거리' 한선화, 연기로 찾은 여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9-10 09:45 | 최종수정 2021-09-10 11:5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 가져도 용서 받는 느낌, 여유 생겼죠."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와 감독으로 부산에서 다시 만난 헤어진 연인 선화와 도영(이완)의 끝났는데 끝난 것 같지 않은 로맨스를 그린 영화 '영화의 거리'(김민근 감독, 제작사 눈(NOON) 제작). 극중 선화 역을 맡은 한선화가 10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을 통해 첫 연기에 도전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얻은 후 '신의 선물-14일'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한선화. 이후 '연애 말고 결혼', '장미빛 연인들', '자체발광 오피스' ,'데릴남편 오작두', '구해줘2', '편의점 샛별이', '언더커버' 등의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왔던 그가 첫 영화 데뷔작 '영화의 거리'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의 거리'에서 한선화가 연기하는 선화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당당함을 지닌 부산에서 성공한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 어느 날 헤어진 전 연인이자 영화 감독 도영이 차기작 촬영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오고 그의 차기작 로케이션을 맡게 된다. 자신의 제안에 계속 태글을 거는 도영이 얄밉지만,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옛 연애시절 생각이 자꾸만 떠오른다.
이날 한선화는 "작품 하면서 사투리 연기를 해본적이 없었는데, (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아주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설œ이야기 역시 쉽고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학창시절 때 저도 친구들과 함께 꿨던 꿈이나 포부를 나누다가 헤어지는 일도 있고 가는 길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도 많이 됐다"며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니 만큼, 고향인 부산에서 선개봉된 '영화의 거리'. 이에 대해 소감을 묻자 "뿌듯하다. 부산은 제가 꿈을 꿨던 지역이기 때문에 먼저 개봉했다는 사실이 더 뿌듯하다"며 웃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장편 영화 주연을 맡게 된 그는 "저는 매 작품마다 늘 귀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은 독립영화를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지만 제 자신은 언제나 자세가 똑같다.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기뻤지만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스태프들이 많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 애틋하더라"고 말했다.

극중 선화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남자친구 도영과 달리 고향에 남아서 꿈을 이루는 선화에 대해 "저는 극중 선화가 정말 멋있더라. 저도 부산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에 가고 싶어했다. 그런데 선화는 그 자리에서도 그 꿈을 이룬 친구 아닌가. 그래서 더 멋있었고 더 당차게 다녀가고 싶었다"라며 "캐릭터 이름이 선화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캐릭터 이름이 선화이니까 다른 배우나 스태프가 불러주셨을 때도 더 잘 몰입이 되더라"며 웃었다.
이완과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완 오빠가 현장에서 굉장히 편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본인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 주변 사람들도 편안하게 만들어주시더라. 친해지는데도 어려움은 없었다. 오빠가 말할 때도 되게 느릿느릿 편안하게 하시는데 그 점도 편안했다. 오빠가 골프를 좋아하시니까 현장에서는 골프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부산 출신으로 극중 사투리 연기가 더욱 자연스러웠다는 한선화. 그는 평소에는 사투리를 전혀 쓰지 않는 것에 대해 언급하자 "사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오디션을 보러 서울을 왔다가 갔다 하면서 '나도 서울말을 쓰자' 싶어서 서서히 배웠다. 그런데 이번에 부산에서 촬영할 때 보니 사투리가 내게 남아있더라"며 웃었다.


벌써 연기 8년차인 한선화. 과거와 현재 연기를 할 때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오히려 연기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게 과거와 달라진 점 같다"고 답했다. "예전에는 마냥 연기하는게 좋으니까 하고 싶은 마음만 앞서서 꿈도 크게 그리고 그랬다. 그래도 예전보다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 저에게 오는 작품이 너무 감사하고 맡은 역할을 너무나 잘 해내고 싶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생각이 바뀐 것 같다. 많은 활동을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을 더했다.
연기 슬럼프는 없었냐고 묻자 "연기에 대한 슬럼프는 아직 크게 겪지 못했다"라며 "그냥 저는 여전히 연기가 너무 하고 싶다. 처음에 만난 캐릭터는 역할과 친해져야 되니까 아주 잠깐 힘들기도 하지만 아직은 연기를 즐기고 있다"며 웃었다.

과거 걸그룹 활동 때와 배우 활동의 차이에 대해서도 전했다. 바쁜 걸그룹 활동 때를 떠올리며 "지금은 제 자신을 돌아볼 시간, 제 개인적인 시간과 삶이 생겼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가수 활동시절에는 주변에 모든 것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바빴다. 그런데 배우 활동을 하면 작품이 끝나면 작품도 돌아보고 제 삶도 즐기게 된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작품 끝나고 쉴 때 하고 싶은 걸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다. 하루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용서 받는 느낌이 든다는게 가수 활동 때와 가장 다른 점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선화를 비롯해 임윤아, 한승연, 방민아 등 걸그룹 출신들이 스크린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런 걸 보면서 우리 세대가 한 번 이렇게 달라지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며 미소지었다. "이제는 30대가 됐고, 가수 활동 했던 분들과 지금은 연기 활동을 하는 걸 보면 뭔가 뿌듯하고 감동이다"라며 "요새 2000년생 분들, 20대 초반분들은 제가 가수였던 걸 모르시는 분들도 많더라"며 웃었다.
이날 한선화는 동생이자 빅톤의 멤버 한승우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연기하는 누나를 보는 한승우의 반응을 묻자 "제 동생은 제 연기를 잘 안본다"며 말하며 현실 남매의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지금 군대를 갔는데 최근에 편지를 받았다. 그런데 곧 방송하는 드라마를 잘 보겠다고, 응원하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생필품 필요하다길래 최근에 보내줬다. 면회도 가고 싶은데 요새 코로나 때문에 못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한선화는 눈 여겨 보고 있는 아이돌, 연기돌 후배가 있냐는 질문에 요새는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정말 다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예전에 데뷔한게 안도감이 들더라. 정말 멋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후배들을 바라 보고 있다"라면서도 "눈 여겨 보고 있는 후배는 제 동생 한승우 군을 꼽고 싶다"며 웃었다.

'영화의 거리'는 단편 영화 '손님'(2018), '엄마 풍경 집' 등을 연출한 김민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선화, 이완, 박세기, 남기형, 유민곤 등이 출연한다. 9월 16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씨네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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