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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지역발전 좋은데, 주민 불편"..'갯마을 차차차'·'효리네 민박', 로케 촬영 딜레마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10-06 14:58 | 최종수정 2021-10-07 07:3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유명해지는 건 좋지만, 주민들의 고통은 막을 길이 없다. 콘텐츠들의 유명세가 더해질수록 '올로케 촬영장'의 고충 역시 늘어나는 시점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신하은 극본, 유제원 연출)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촬영장에 방문하거나 촬영이 마무리된 주민들의 집에 무단으로 찾아가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갯마을 차차차' 제작진은 SNS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방문 자제"를 부탁했다. 제작진은 "극중 혜진집, 두식집, 감리집, 초희집은 저희가 촬영 기간 동안 사유지를 임대해서 촬영한 곳으로, 현재 주인분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라며 "좋은 뜻으로 드라마에 힘을 보태줬는데, 방문객들로 인한 일상생활의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촬영지 방문시 당해 가옥들 출입은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이 '리얼리티'를 위한 로케이션 촬영을 결정하면서 홍보 효과와 고충을 동시에 느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2년에 개봉한 영화 '집으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등장했던 바.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에서 외할머니 역으로 출연했던 김을분 할머니는 영화 개봉 이후 유명세 탓에 여러 부작용을 겪었다. 충북 영동에 위치한 자택에 침입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더불어 돈을 요구하는 이들까지 찾아오며 고통스러운 일들을 겪은 것. 이에 결국 김 할머니는 영동을 떠나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여생을 보내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던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도 결국 터를 잡았던 제주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화제를 모으며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거나 자택을 침범해 사진을 찍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관광객들과 마주하게 된 것.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사적인 공간에 대한 침범 역시 가속화되며 고충을 겪었다.

이에 이상순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우리집 주소를 알고, 집 앞에 찾아와 사진을 찍고, 대문 안을 들여다 보고, 담장 안을 들여다 보고, 셀카봉을 이용해 담장 안 사진을 찍는다. 집으로 들어올 때 차 안을 들여다 보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친구들이 방문할 때나 나갈 때 집 안으로 같이 들어갈 수 있냐고 말을 시킨다"는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무차별적인 관광객의 방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은 것이 현실. JTBC는 당시 '효리네 민박'에 등장했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집 부지를 14억원에 매입했고, JTBC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 관계자는 "완벽한 세트를 만드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사전에 콘텐츠 공개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문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히 안내하는 원론적인 대책 외에 이렇다할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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