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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박 터지는 칸"…칸영화제, 박찬욱X류승완X고레에다, 그리고 '샛별' 이정재까지 러시

최종수정 2022-03-27 10:3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 사상 가장 화려하고 완벽한, 역대급 라인업이 올해 칸의 문을 두드린다. 그야말로 박 터지는 칸 출품 경쟁이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중 하나인 칸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칸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영화제 중 하나로 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 영화계의 메카로 불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와 전통,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간 축소된 행사를 진행해 아쉬움을 남겼다. 2020년에는 공식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56편의 초청작만을 발표하는 데 그쳤고 2021년에는 5월에서 7월로 연기, 공식 행사를 대폭 축소하는 등 명맥을 이어갔다. 어려움 속 영화제를 운영 중인 칸영화제는 올해엔 정상적인 개최를 계획, 두 달여 남은 영화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칸영화제 측은 오는 4월 셋째 주 공개될 올해 초청작을 선정하는데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2년 만의 정상 개최라는 부담감을 가진 칸영화제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거장 감독의 신작과 스타들을 섭외하기 위해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기의 중심, 한국 콘텐츠도 우선순위로 언급되고 있다는 것. 외신 버라이어티와 스크린데일리 등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모호필름 제작), 류승완 감독의 '밀수'(외유내강 제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영화사 집 제작) 등을 초청작으로 점치고 있다.


먼저 외신이 선정한 올해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점쳐지는 '0순위' 한국 영화는 단연 '깐느 박'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찬욱 감독은 영화 '올드보이'(03)로 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09)로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그리고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아가씨'(16)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등 칸영화제가 애정하는 대표적인 한국 감독이다.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헤어질 결심' 역시 '깐느 박'이라는 명성답게 '프리 패스'로 칸의 러브콜을 받을 전망.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19)으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의 장벽을 연 만큼 올해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으로 초청된다면 수상 가능성 역시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모가디슈'(21)로 극장 개봉에 도전, 3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흥행 마스터로 거듭난 류승완 감독의 따끈따끈한 신작 '밀수'도 외신이 꼽는 올해의 칸영화제 예상 초청작으로 언급됐다. '밀수'는 1970년대 평화롭던 작은 바닷마을을 배경으로 밀수에 휘말리게 된 두 여자의 범죄 활극을 그린 영화다. 한국을 대표하는 걸크러시 여배우 김혜수, 염정아가 투톱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 앞서 류승완 감독은 '주먹이 운다'(05)를 통해 제58회 칸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칸과 인연을 맺었다. 한동안 예술성을 강조하는 아트 영화보다 관객과 친밀한 상업 영화 연출에 초점을 맞춘 류승완 감독이 올해 칸영화제에 진출한다면 무려 17년 만의 칸 입성으로 화제를 모을 예정이다.


외신이 선정한 올해 칸영화제를 달굴 세 번째 예상 초청작은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진출작인 '브로커'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브로커'. 칸영화제의 단골 스타인 송강호와 배두나를 비롯해 강동원, 아이유 등 'K-콘텐츠'의 핫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대작이자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13)로 제6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어느 가족'(18)으로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깐느 박' 박찬욱 감독 못지않게 칸이 사랑하고 공을 들이는 아시아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필모그래피 사상 첫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다시 한번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단 외신이 예상한 세 편의 한국 영화 외에도 국내 영화계는 최동훈 감독의 블록버스터 '외계+인'(케이퍼필름 제작),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영화사 봄 제작), 그리고 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 제작)를 유력한 칸영화제 진출작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도둑들'(12) '암살'(15) 등 꺼내는 작품마다 1000만 메가 히트를 터트린 '충무로 흥행킹' 최동훈 감독의 야심작 '외계+인'은 '아가씨'로 칸의 눈도장을 찍은 김태리의 버프를 받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상업성이 짙은 영화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팬데믹으로 전 세계 신작이 부족한 상황에 최동훈 감독의 이름만으로 흥행성이 보장되는 블록버스터라 칸영화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 역시 일정을 맞추지 못해 아쉽게 칸영화제를 포기해야 했던 '만추'(11) 이후 11년 만의 칸영화제 도전으로 아내 탕웨이와 함께 칸의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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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황동혁 극본·연출)으로 전 세계 최고의 스타로 등극한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도 칸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남자 배우 최초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제37회 인디팬던트 스피릿 시상식,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등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는 이정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배우로 거듭난 이정재의 첫 연출작을 칸영화제가 놓칠 리 없다. '샛별' 감독인 만큼 단박에 경쟁 부문 진출은 힘들겠지만 비경쟁 부문이나 감독주간 부문으로 올해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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