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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 작품, 한국영화 맞아?!'
연출을 맡은 데르쿠르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선 한국 배우들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유연석에 대해서는 "누가봐도 유연석은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잘생긴 것에만 머무르는 것을 거부하는 배우다"라며 "그래서 유연석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흥미로운 일이었다. 극중 올가 쿠릴렌코가 연기하는 알리스도 '형사인데 너무 잘 생겨서 수사를 잘 할 수 있을까' 느끼는 부분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잘생겨서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지원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프랑스어를 잘해서 캐스팅한 것이 컸다. 그런데 연기를 보니 그렇게 열심히 하는 배우를 보지 못했다"라며 "연기 자체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잘 소화해줬다. 첫번째 촬영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었는데 정말 잘해줬다.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로 생각한다. 또 프랑스 사람은 아마 예지원을 보면 퍼펙트한 불어를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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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데르쿠르 감독은 "나는 미니멀리스트로서 스릴러를 접근한다. 투머치 하지 않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리 자체가 관객들의 머릿속에 들어가서 가득차게 해야한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으면 관객의 머리에 들어가 전개되기 힘들어진다. 영화를 배우 스태프 그리고 관객들의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너무 복잡하게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연석은 극중 마술을 자주 보여준다. "젠틀함을 보여주면서 그 사람 자체를 미스터리하게 만들어주려고 그런 부분을 넣었다. 마술이 유용하게 사용됐다. 캐릭터 자체게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면서 전개의 불확실성, 위험한 인물인 것 같은 장치로 활용했다."
프랑스 감독으로서 한국 영화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영화를 통해서만 한국을 보게되면 내가 클리셰에 갇힐 수도 있다. 난 한국 영화를 자주 본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내가 아주 인상깊게 본 작품이다. '버닝' 같은 한국 스릴러도 봤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작품들을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한 데르쿠르 감독은 "한국 영화의 정신은 기억하고 한국 영화 속 경찰 수사과정 등은 참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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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싱'은 한국을 이색적으로 담은 것도 눈길을 끈다. 데르쿠르 감독은 "서울의 야경을 담으려고 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봤을때 어필할 수 있게 하면서도 한국인이 보기에도 너무 뻔하지 않는 화면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영화 자체가 한국을 알리스의 눈으로 보는 것이 포커스였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는 한국을 그리는 영화였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태프들과의 작업에 대해선 "정말 모든 것이 인상에 깊었다. 영화를 너무 잘아는 프로들이 많았다. 가장 큰 인상을 받은 것은 철저히 준비된채 세트에 온다는 것이다. 영화라는 일은 많은 사전작업이 필요한데 이렇게 준비된 상태에서 온다는 것 자체에 큰 인상을 받았다"며 "친구들에게 '전세계적으로 한국 영화가 성공하는 것은 미스터리가 아니다. 이렇게 열심히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작품인데 어떻게 인기가 없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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