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이제 가수 이현우에게 KBS 쿨FM '이현우의 음악앨범(이하 '음악앨범')'은 '일상'이 됐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현우는 '음악앨범'을 통해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실감했다.
2007년 4월 16일 처음 '음악앨범' 청취자들과 만난 이현우는 올해로 DJ석에 앉은 지 꼬박 15년이 됐다. 최근 KBS 본관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현우는 화려한 자축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15주년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이제는 '음악앨범'이 자신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15주년이 된 지도 몰랐다고.
가족들과 스태프 반응도 언급했다. "제 아내와 장모님이 열혈 청취자다. 15주년을 맞은 것에 굉장히 좋아하신다. 그리고 지금 스태프들은 15년간 같이 해온 팀은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 팀과는 꽤 같이 오래 했는데, 함께 15주년을 맞는 일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다. 다른 매체들과 다르게 라디오는 매일 만나야 한다. 적어도 매일 두 시간은 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일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분들은 오랜 시간 같이 하다 보니, 합이 정말 잘 맞다. 최고의 스태프다."
|
특히 걱정됐던 부분은 아침 일찍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음악앨범'은 매일 아침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방송된다. 이현우는 "원래는 오후 3~4기 일어나 뒹굴다가, 해가 질 무렵에 아침을 먹고 밤새 하던 일 하고 곡 작업하고 그랬다. 보통 해 뜨고 아침뉴스를 보고 잠을 자는 패턴이었다. 아주 오래 그렇게 살아왔는데, '음악앨범'을 시작하고는 아침 6~7시에 눈을 떠야 하더라"며 당시 느꼈던 고충을 털어놨다.
현재는 '아침형 인간'에 만족한다는 이현우다. 또 혼자만의 공간이 생긴 것도 만족스럽단다. "그런데 그렇게 일상이 바뀌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같은 공간에 살아왔지만, 모르고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더라. 열심히 출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 시간이 만들어준 새로운 환경들이 좋더라. 또 청취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매일 2시간 나만의 공간에서 사연을 소개하고 원하는 노래를 트는 것이 좋다. 특히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겠지?'라고 생각하면 뿌듯하다."
15년간 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는 것은 꾸준히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현우가 생각하는 '음악앨범'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주제 없이 얘기하는 게 장점인 것 같다. 아무 말이나 막 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데, 의식의 흐름을 정해놓고 가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 주제가 바뀐다. 이제는 약간 동네 형처럼 느끼시는 분들도 많다. 동네 백수형이 슈퍼 앞 평상에 앉아있으면, 다 말을 붙이시지 않느냐. 그렇게 편하게 느끼셔서 가벼운 얘기부터 철학적인 얘기까지 질문해주시고 얘기해주신다. '음악앨범'이라는 동네가 된 것 같다"고 짚었다.
|
그러면서 애청자들에게 "감사하다. 사..사..랑한다"고 웃으며 말한 이현우는 '음악앨범'에 대해 "오래 하다 보니, 진부한 표현 밖에 생각 안 나는데, 제 가장 소중한 일부이자,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 같다. 사실 내성적이고 표현이 서툴러 오해받을 때도 있었는데, 청취자분들과 대화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가식없이 사람들에게 편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얻는 기쁨이 있다. 나를 꾸미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얘기했을 때, 청취자들이 받아주는 과정 속에서 힐링이 된다. 그런 것이 가장 고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