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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21세 때 찾아온 슬럼프, 아내 아니었다면 '조선의 4번 타자'는 없어"('뜨겁게 안녕')[SC리뷰]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08:2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녹록하지 않았던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N 힐링예능 '뜨겁게 안녕'에서는 세 번째 게스트로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며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전 야구선수 이대호 이대호가 출현해 입담을 과시했다.

300mm에 달하는 큰 사이즈의 운동화가 담긴 하이바이 박스로 게스트를 유추해본 '안녕 지기' 유진, 은지원, 황제스는 올해를 끝으로 프로야구 선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이대호의 등장에 모두 깜짝 놀랐다. 이대호는 "(야구선수로) 은퇴를 했는데, 마지막날 신었던 신발이다"라며, '타자 이대호'와 '바이'를 하기 위해 이곳에 찾아왔음을 고백했다.

가장 먼저 이대호는 힘들었던 학창시절을 버티게 해 준 은인으로 할머니를 떠올렸다. 이대호는 "할머니께서 밤새 콩잎무침을 만들어 파셨다. 하루 종일 팔아도 10만원도 못 버는데 나한테는 '부모 없다고 기죽지 말라'고 늘 풍족하게 용돈을 주셨다. (성공한 모습을 못 보고 돌아가신)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드시고 싶어 하던 햄버거를 돈이 없어서 못 사드린 게 평생 후회가 된다"고 밝혀 모두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또한 슬럼프에 대한 남다른 사연도 있었다. 이대호는 "슬럼프 당시 여자 친구였던 아내가 큰 힘이 됐다. 2002년부터 조금씩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다리를 다치고 수술하면서 4, 5년이 힘들었다"며 "21~22세 때가 가장 힘들었다. 무릎 수술을 하면서 야구를 더 해야 하나, 더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진짜 막연하게 운동을 했다. 진짜 내가 이 자리에 올지도 몰랐고,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가 된다는 것도 꿈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슬럼프 기간, 수술할 때 내 옆에는 와줄 사람이 없었다.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만나고 있던 여자 친구가 지금의 와이프인데, (아내가) 대학생이었다. 장인, 장모님께서 가서 병간호해주라고 하셔서 (아내가) 서울까지 와서 같이 있었다. 수술 끝나고 여자 친구를 봤는데, 눈물이 났다. 그때 이 여자 만큼은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아내를 향한 무한 사랑을 전했다.

아내와의 첫만남을 묻는 질문에 "구단 행사에 자리에서 만났다. 테이블 한 군데서 빛이 나더라. 이후에 몇번 만나고 사귀자고 하니까 '너무 커서 싫다'고 하더라. 포기하기는 싫어서 1년동안 친구로서 지냈다. 잘 지낸 후에 다시 고백을 했고, 그때부터 연애를 시작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대호는 "(아내와) 안 싸워봤다. 밖에 나와서 영상통화도 하루에 10번 정도는 한다. 후배들이 그런다. 100분의 1만큼 해달라고"라고 다정한 남편의 정석을 보여 모두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함께 출연한 정훈 선수는 이대호 선수는 "(대호) 형은 (형수님과 대화할 때는) 일단 혀가 완전 반토막 난다. 진짜 다정하다. 처음에는 보여주기 식인가 의심스러웠다. 설정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계속 지켜보니 찐사랑이라는걸 느꼈다"라고 폭로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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