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언더커버'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기로 "연기 잘한다" 싶더니 '슈룹'의 김혜수 아들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국민 막내'가 될 자질까지 갖췄다. '1박2일'의 새 막내로 합류하며 대중성을 사로잡을 준비를 끝낸 참이다.
계성대군은 어려운 캐릭터였다. 조선시대 왕실 골칫거리인 사고뭉치 왕자들을 왕세자로 만들어야 하는 극한 중전의 분투기를 그린 tvN 토일드라마 '슈룹'(박바라 극본, 김형식 연출) 속에서 계성대군은 중전 화령(김혜수)와 왕 이호(최원영)의 아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허락되지 않았던 성소수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것. 은밀히 여장을 하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한 화령이 그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은 사극으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
이 어려운 연기를 해나가는 과정을 유선호는 "어둠 속에 갇히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감독님, 선배님과 호흡하며 한줄기의 빛처럼 다가오고, 또 채워갔다"고 했다. 특히나 김혜수는 더 큰 도움이 됐다. 깊은 감정을 나누고 호흡을 나누며 계성을 점점 더 이해하게 됐다. 유선호는 "저는 신인이고 선배님은 워낙에 베테랑 선배신데, 한 마디 한 마디를 듣는 것이 힘이 됐다. 앞으로의 연기 인생, 그것 말고도 저로서의 인생에서도 정말 큰 힘이 되고 힘들 때마다 떠올릴 수 있을 만한 그 정도의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
|
이어 유선호는 "현장에서 선배님께 에너지를 받은 신은 처마 밑에서 화령이 계성에게 비녀를 주는 장면이었다. 하기 전엔 걱정을 했다. 대사가 없이 감정으로만 표현하는 신이었는데, 혼자 준비하다 보니 답답했고 방향을 잘 모르겠더라. '어떡하지' 하다가 내가 생각한 것만 믿고 현장에 갔는데 선배님이 너무 큰 에너지를 주시더라. 저도 모르게 눈물을 막 흘리면서 했다. 감독님도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오케이가 되고 선배님이 다가오시더니 '네가 했던 게 진짜 연기고 진짜 호흡이야'하시는데 소름이 쫙 돋았다. 그 말은 앞으로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헤어지는 그 장면도 눈물의 연속이었다. 유선호는 "마지막으로 계성대군이 궁을 떠나는 신에서도 그랬다. 방송에서보다 더 덤덤하게 해야 했는데, 리허설을 몇 번 하다 보니 선배님이 막 오열을 하시더라. 대본에는 손을 잡는 장면이 없는데, 손을 잡고 싶었고 그러니 엄마가 또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오열하셨다. 제가 생각했던 덤덤한 이별과는 거리가 멀었고, 저도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울었다. 선배님은 '선호가 떠나는 것 같아서 슬프다'고 하시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유선호는 이뿐만 아니라 "진짜 예뻤던 신이 있다"며 휴대폰을 한참을 뒤적여 화령과 계성의 뒷모습을 담은 단 한 장의 사진을 소개해주기도. 유선호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픈 손가락의 아들이라서 실제로도 좀 더 애틋하다는 느낌이다"고 했다.
계성대군을 위해 근육을 잔뜩 빼 4kg의 근손실을 감수했다는 유선호는 '선이 예쁜' 계성대군의 모습을 표현한 이후 단 2주 만에 다시 상의 탈의신을 위해 근육을 키우기도 했다고. 극중 장면에 따라 몸을 완벽하게 조절해왔던 유선호는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먹던 삶을 열흘을 유지하다가도 PPL로 촬영했던 쌀밥 신에서 세 그릇을 해치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유선호는 "PPL 담당자 분이 너무 마음이 들어하시면서 돌솥밥을 한박스를 챙겨주셨다. 그런데 그 세 그릇을 먹고는 집에 가서 세 시간을 운동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
|
촬영장에서도 '아픈 손가락'으로 귀여움을 받았던 유선호는 이제 '국민 막내'가 되기 위한 급행열차를 탔다. KBS 2TV '1박 2일'의 막내로서 지난달 25일 첫 촬영을 진행하고, 또 9일에는 두 번째 촬영을 떠난 것. 유선호는 "어릴 때부터 '1박 2일'을 진짜 열심히 봤었다. 또 어릴 때부터 옆집 이모랑 저희 집이랑 정말 가족처럼 지내면서 거제도도 가고 바다도 가고 일주일에 두 세번을 여행을 다녀서 자연스럽게 바다에 들어가서 뭘 잡는 것도 좋아하고, 동물, 생물도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1박 2일'은 그런 걸 많이 하니까 너무 재미있겠다 싶었고, '운명이고 좋은 기회가 왔구나' 싶었다. 처음 미팅을 봤는데 집에 가는 길에 '함께 하자'는 전화가 오더라. 미팅을 한 뒤 고작 3~4일 만에 촬영을 시작했다"고 했다.
심지어 유선호의 합류는 완벽한 '극비'였다. 유선호는 "완전히 극비였다. 촬영이 20일에 끝났고, 23일에 미팅을 하고 25일에 촬영을 갔다. 부사장님이랑 저만 알았던 사실이고, 저와 같이 다니는 매니저도, 본부장님, 이사님도 몰랐다. 회사 사람들이 자꾸 '어디 가는 거냐. 뭐하러 가냐'고 했는데 그냥 '부사장님이랑 잠깐 누구 좀 봬러 갔어요' 이랬다. 제가 거짓말을 못 하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애를 먹었다. 심지어 (나)인우 형한테도 비밀로 하고 싶었고, 실제로 첫 촬영을 할 때까지도 몰랐다. 첫 촬영 때까지 정말 아무도 몰랐는데 길에서 사진이 찍혔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선호 씨가 왜 1박2일에 있지? 왜 인우 씨랑 있지?'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유선호는 앞으로 좋은 배우이자 막내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예정. 그는 "귀여운 로맨스나 로맨스 코미디 장르물을 너무 좋아해서 좋은 작품을 만나 시청자 분들께 진한 여운을 남기는,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