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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상상도 못할 비극, 아오지 탄광의 몰랐던 비참한 현실에 모두가 탄식했다.
아오지 세치혀 최금영은 "저는 아오지 탄광에서 최초로 탈북했다. 아오지 탄광은 베일에 싸여있지 않냐.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제가 남한에 와서 뭘 잘못하면 '아오지 탄광 보낸다'라 하는 걸 듣고 정말 놀랐다. 북한에서도 아오지탄광이라 하면 '거기 사람이 어떻게 살아?'라면서 거기 사는 사람들을 무시한다. 인간 취급을 못 받았다. 왜냐하면 아오지 탄광은 정치범과 국군 포로들을 모아놓은 곳이다"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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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더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는 최금영, 그는 "저희 반에 영희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영희가 달려오더니 '우리 엄마가 곧 죽을 거 같아'라며 우는 거다. 그래서 제가 먹고 있던 국수죽을 가지고 막 뛰어갔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옛날 모습이 아니었다. 미라가 누워있는 거다. 제 국수죽을 넣어드리려는데 제 앞에서 돌아가셨다. 눈앞에서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도 충격인데 그 다음에 일어난 상황은 너무 무섭고 상상도 안가는 일이 벌어졌다.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저는 그때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다"라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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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영은 "영희는 굶주림에 울 힘도 없는 듯이 '엄마 엄마' 하고 우는데 영희 아버지는 정신이 반쯤 나가있었다. 그러더니 울고 있는 딸과 죽은 아내 옆으로 막 달려오더라. 돌진해서 하는 행동이, 죽은 아내를 옆에 두고 국수죽을 정신 없이 먹는 거다. 너무 충격이었다. 평소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부부였다. 그런데 극한의 배고픔이 사람의 정신과 생각을 마비시킨 거다. 그 영희 아버지 눈에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보다 죽그릇이 눈에 들어온 거다. 저는 아무말도 못했다. 집을 오면서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럽고 잔혹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굶어서 죽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라 담담하게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여기 와서 아오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냐. 제가 대한민국에 와서 배고픔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하다. 불행이 깊은 만큼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제가 아오지 얘기를 잘 안한다. 오늘 용기내서 여러분들께 들려드렸는데 제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이제부터 진짜다. 아오지 수저를 들고 태어나 지옥같은 아오지를 탈출해 인생역전을 사는 제 얘기를 다음 라운드에서 들려드리겠다"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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