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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근 '나는 신이다'로 사이비 종교 이슈가 환기됐고, '모범택시'로 클럽 버닝썬 사건이 재조명됐다. '더 글로리'도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한 번 더 일깨워준 작품이다. 단순 재미만 좇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녹여 전달한 것이다. 이것이 콘텐츠가 가진 순기능이자 좋은 영향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쿠팡플레이 '미끼'도 문제가 된 사회적 이슈를 떠올리게 한 작품으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실화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실제 몇몇 사건들이 '미끼'를 통해 언급되는 중이다. '미끼'가 해당 사건들을 다시금 주목받게 한 '미끼'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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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을 왜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초반 구도환 캐릭터 설명하는 부분인데, 판결문 읽어주는 장면에서 판사 목소리가 들어간다. 이때 합리적 의심에 여지가 없다는 말이 등장한다. 이런 사건들이 수사되고 재판가고 판결되는 과정까지 합리적 의심에 여지가 없는지를 생각했고, 그렇게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 사건들을 많이 봤고, 지금도 사건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구조적으로 잘 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해본 것이다.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이 뭘지, 집약적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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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다른 작품들에서 빌런 역할의 배우 인기와 별개로, 빌런 캐릭터 자체가 옹호받거나 인기를 끈 바 있다. 김 감독은 '미끼'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빌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미화가 없길 바란단다. 또 비슷한 사건들의 피해자들이 '미끼'로 다시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우려도 했다.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잘못 전달될까 봐 걱정한 것이다. 뜻과 다르게 나올까 봐 걱정했다. 잘못된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빌런은 끝까지 악마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부분을 유지했다. 그게 연출하는 데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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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순서대로 전개되지 않고, 왔다 갔다 하는 시제가 조금은 어렵다는 평이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쉽게 접근하려다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는 것보다는, 색깔을 유지하는 게 좋더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오디오형 드라마는 안 보고 듣기만 해도 재밌는 드라마다. 그게 제일 좋은 드라마인 것 같다. 저희는 안 보면 이해가 힘들다. 집중해서 봐야만 하는 이야기니까, 그런 것 빼면 색깔이 없어진다고 본다"고 짚었다.
'미끼' 파트1에서는 8년 전 죽은 역대 최악의 사기꾼이 연쇄 살인의 용의자로 지목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파트2에서는 연쇄 살인 사건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그 놈을 끝까지 쫓는 사람들과 서로 속고 속이는 그들 사이의 숨겨진 진실이 밝혀질 예정이다. 김 감독은 파트2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기대를 당부했다.
"타렌티노 감독님 좋아하는데, 그 감독님이 '주인공은 살아 돌아와야 하고 아님 죽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게 모든 이야기의 정답 아니겠느냐(웃음). 떡밥 회수는 다 된 거 같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이 나온다. 결론을 지어놓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대로 밀고가, 결론적인 것들이 다 나올 예정이다. 저는 만족한다. 관전 포인트라는 건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극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저는 끝까지 지키고 가는 편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제가 생각하기엔 '미끼'는 제 대표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