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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근 국내 음원 차트에서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K팝 그룹을 여럿 볼 수 있다. 한 가수의 여러 곡이 정상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것이다. 가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경쟁이다.
특히 한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나란히 상위권에 안착한 경우가 많다. 이는 선공개곡과 타이틀곡이 함께 대중의 '픽'을 받아, 차트 줄세우기를 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브, 뉴진스, 블랙핑크, 에스파 등 인기 K팝 그룹들이 타이틀곡보다 선공개곡에서 비교적 더 좋은 성적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특히 선공개곡 '키치'의 인기 질주가 놀랍다. '키치'는 발표와 동시에 1위에 오르는가 하면, 본격 컴백도 전에 벌써 지상파 음악방송 2관왕을 차지한 바다. 앨범의 모든 수록곡이 공개된 이후에도, 차트 1위를 굳건히 유지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24시간 스트리밍수를 봤을 때도, '키치'(46만 1274)가 '아이엠'(36만 748)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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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티스트가 신곡과 전작 구분 없이 차트 최상위권을 3개월 동안 휩쓴 것은 2004년 11월 멜론 음원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뉴진스는 멜론의 각종 최초, 최장, 최다 기록(단일곡 기준)을 갈아치웠다. 특히 '디토'는 멜론 일간 차트서 무려 99일(202년 12월19일~2023년 3월27일) 동안 왕좌를 지키는 대기록을 작성한 가운데, 'OMG'의 일간 차트 최고 기록은 2위라 눈 여겨볼만 하다. 'OMG'에게 '디토'는 가히 뚫을 수 없는 '철옹성'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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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의 메인이 되는 타이틀곡이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선공개곡이 더 반응이 좋아 시선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선공개곡이 차트의 우위를 먼저 차지하기가 시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요즘 인기 K팝 그룹들은 해외 투어 등으로 컴백 텀이 길다. 또 공들여 제작하기 때문에 공백기가 길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중 제일 먼저 나오는 곡에 대중의 호기심이 쏠릴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원래 선공개곡은 컴백 예열을 위해 발표하는 노래였지만, 이제는 타이틀곡만큼 중요해졌다. 인기 그룹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컴백 주차 음악방송에서 두 곡을 선보이는데 그때 타이틀곡과 선공개곡 무대를 한다. 요즘은 앨범 활동 기간이 짧아져, 한 번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공개곡 발매하는 것이다"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