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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여름 유일한 여성 투톱 영화가 제대로 판을 벌였다. 잘 만든 감독과 천부적인 배우들이 만나 기깔난 여름 영화를 만들었다.
시사회를 통해 기대작의 위용을 확실하게 드러낸 '밀수'는 '해양범죄활극'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시원하고 짜릿한 또 화끈한 카타르시스를 전하며 무더운 여름 관객이 오감 만족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선사했다. 바다에 물건을 던지고 세관의 눈을 피해 건지면 큰 돈을 번다는 독특한 방식의 해양 밀수 소재는 지금껏 선보인 밀수 소재 영화와 차원이 다른 신선함을 안긴다. 무엇보다 남성 주인공 중심 극장가에서 텐트폴 시즌 유일하게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운 범죄 영화라는 지점도 확실한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그동안 여성 중심 영화에 대한 갈증을 김혜수, 염정아와 그리고 류승완 감독이 장르적 재미를 더해 확실하게 풀어주며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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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밀수'라는 소재를 꽤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졌다. 70년대 밀수가 의미하는 것은 생필품을 밀수하는 환경이 흥미로웠다. 그 당시 너무 많은 규제가 있었다. 외부와 교류를 두려워했다. 그 시절에 밀수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루다 보니 70년대를 선택하게 됐다. 동생 류승범이 옷을 잘 입고 다니는데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옷을 잘 입고 다니셨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은 멋있구나 싶었다. 영화 속 춘자의 헤어스타일이나 장도리의 옷, 권상사의 선글라스 등 내가 너무 좋아했던 70년대 홍콩 영화 스타들의 패션들이다. 김혜수의 도움이 컸다. 김혜수가 촬영 전 마치 스태프처럼 일을 해줬다. 여러 콘셉트 사진을 보내줬고 실제로 그 사진을 많이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중에서 보여주는 액션을 도전하고 싶었다. 동선을 크게 쓸 수 있는 액션이 수중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물속에서 격투 액션이 펼쳐진다면 경쾌한 액션이 탄생할 것 같았다"고 남다른 자부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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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유일한 여성 주연 영화로 책임감이 남다른 김혜수는 "처음 영화 제안을 받았을 때 여성 중심 영화이고 거기에 무겁지 않은 상업 영화라 좋았다. 파트너로서 염정아라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도 고무적이었다.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감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 영화가 재미에 충실하고자 했다. 이 영화가 의미하는 바를 끝까지 잊지 않고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촬영 중 너무 즐거워 일지를 썼는데 최근 다시 보니 '힘들었다' '어려웠다'라는 말이 1도 없었다. 일하면서 처음으로 함께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하게된 것 같다. 작업하는 기간동안 배우로서 다시 이런 순간을 맞을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이미 굉장히 큰 선물을 받았다"고 곱씹었다.
염정아는 "김혜수와 같이 한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이었다. 물에 들어간 적이 없지만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유이기도 했다. 이 영화가 여성 서사가 중심인데 이런 영화가 흥행이 잘 돼 다른 영화가 많이 기획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생각하면 코 끝이 찡해지는 현장이었다. 정말 행복했다. 다만 내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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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는 "수영을 아예 못하는 사람이라 어떻게 극복할지 걱정했는데 동료들과 잘 촬영하며 극복했다. 수중 신을 촬영할 때 숨을 참고 연기했는데 그 장면이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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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 테스트 촬영할 때 류승완 감독이 내 모습을 보면서 '소싯적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래서 소싯적 류승완 감독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농을 던졌다.
박정민은 "내가 나오는 영화를 처음 볼 때 긴장을 많이 한다. 오늘도 떨면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많이 웃었다. 내 연기를 보면서 그랬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즐기면서 봤다. 나의 모든 연기는 100% 류승완 감독의 영향인 것 같다"고 류승완 감독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걱정됐던 부분은 조인성 형 다음에 내 얼굴이 나와서 그 부분이 걱정됐다"고 고백해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김종수는 "이미 부산 남천동에서 태어나고 해병대까지 다녀와서 '밀수'가 어렵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박정민을 힘들게 한 장면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좀 미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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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정민은 "현장에서 류승완 감독과 장도리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다. 장도리는 모두에게 쉽게 마음을 주는 사람인 것 같다. 옥분이가 좀 착각을 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밀수'는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이 출연했고 '베테랑'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