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특종세상')[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3-07-21 11:34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전 농구선수 한기범이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을 고백했다.

2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한기범의 근황이 공개됐다.

한기범은 과거 사업 실패로 가족들을 힘들게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은퇴 후 조그마한 체육 사업을 시작했고, 홈쇼핑과 연계해서 판 게 키 크는 건강식품이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한 번 방송에 억대가 넘었다. 6개월을 그렇게 팔았다. 근데 왜 이렇게 (수익이) 안 남을까 했더니 계약서에 불리한 부분도 있었고 돈 남는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기범은 이후에도 여러 사업에 도전했지만 무리한 투자로 결국 사업에 실패했고, 집 세 채 등 선수 시절에 모은 전 재산을 모두 잃었다.

그는 "강남 쪽에 30평 아파트 담보 대출해서 그거 날리고 변두리 월세방으로 쫓겨났다. 집도 없어지고 차도 없어지고 많은 것이 없어졌다. 아파트 경매돼서 쫓겨날 때 아내는 창가에 매달리고 그걸 우리 큰아들이 봤는데 아마 충격 받았을 거다. 평생 못 잊고 평생 미안해하면서 살 거 같았다"며 가족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아이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가정을 지켰다는 아내는 "매일 죽는 게 나았다. 아침에 눈 뜨기 싫었다. 돈 없고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전업주부였던 내 삶이 틀어져 버렸다.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해줄 수 없었다"며 "모든 자존심 다 버리고 남편한테 (가서) 막 울면서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부부에게 찾아온 또 다른 시련. 두 아들이 모두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는 것. 아내는 "이런 아이들을 막 밀어붙이고 몰아붙이면 그 세계로 들어가 버린다고 했다. 엄청 심각한 건 아니지만 심각해질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잘 자라줬는데 중간에 우리가 한번 망하면서 집의 환경이 바뀌고 아이가 틱 장애 같은 게 왔다. 인생이 참 힘들었지만 잘 겪어낸 거 같다"고 말했다.

믿고 기다린 덕분인지 현재 두 아들은 어엿한 성인이 되어 제 몫을 해내고 있다고. 두 아들은 부모님의 희생에 감사함을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한기범 "집 3채 잃고 산동네로 쫓겨나..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

한편 총 두 차례에 걸쳐 희귀 유전병인 마르판 증후군 심장 수술을 받은 한기범. 그는 "아버지가 심장 수술 후 1년 정도 사시다가 돌아가셔서 식구 다 가서 검사했더니 젊었을 때는 다 괜찮다고 했다. 근데 어느 날 갑자기 남동생이 심장마비로 하늘나라를 갔다"며 "상 치르고 나서 병원에 갔더니 나도 100% 죽는다고 하더라. 혈관이 터지는 병이라고 했다. 나도 똑같이 그렇게 되겠구나 싶어서 아내 앞에서는 울 수 없어서 화장실 가서 대성통곡했다"고 밝혔다.

한기범은 "아내가 둘째 임신했을 때가 내가 심장 수술을 할 때였다. 그때 전부 안 좋은 상황이었다. 집, 차 아무것도 없었다. 산동네에서 셋방살이하고 있고 너무 안 좋으니까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아이를 포기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날 안 닮고 본인 닮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거꾸로 용기를 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부모로서 좋은 걸 주는 것도 아니고 이런 위험한 병을 자식한테 준다는 걸 정말 걱정 많이 했다. 어릴 때부터 유심히 보고 성인이 된 후 병원에 데려갔더니 괜찮다고 했을 때 진짜 마음이 놓였다. 경계성 자폐증 같은 건 내 눈에도 안 들어왔다. 생명이 더 중요했다"며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