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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배우 허준호(59)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명품 배우 허준호가 1986년 개봉한 '청 블루 스케치'(이규형 감독) 이후 데뷔 37년 만에 오컬트 판타지 장르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며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로 변신한 허준호는 특유의 강렬하고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섬뜩한 빌런을 연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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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와 같은 액션 촬영 기법이 처음이다. 10년간 일을 쉬고 있을 때 한국 영화의 발전이 엄청나게 이뤄졌다. 내가 떠나기 전 시스템은 조금 어수선했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2~3% 어딘가 빠진 환경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다시 돌아와서 경험한 프로덕션은 신기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이번에도 액션 촬영을 할 때 전체적인 그림을 찍고 디테일한 액션을 들어간다. 여건이 너무 좋았다. 아직 이 정도 체력이면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허준호는 영화 속 대립각을 세운 천박사 역의 강동원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말 멋있다. 강동원은 키가 크니까 남들보다 조금 움직여도 멋있더라. 아무래도 스크린에서는 비주얼 자체가 큰 선이 좋지 않나? 그래서 더 멋있게 보였다. 덕분에 나의 액션 연기도 강동원에게 많이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액션이 너무 예쁘더라. '모가디슈'의 조인성도 그렇고 '천박사 퇴마 연구소'의 강동원 등 큰 친구들이 하는 액션이 너무 예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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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 굵직한 배우이자 아버지인 고(故) 허장강도 언급했다. 허준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서 개인적으로 트라우마가 많았다"며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연습이다. 아버지가 내 나이 12살 때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늘 작품 연습을 나와 함께했다. 어린 내가 상대역 대사를 말하면 아버지가 자신이 맡은 대사를 연습하는 방식이었다. 그때는 왜 저렇게 열심히 하나 싶을 정도로 짧은 기억이 있었는데 나중에 내가 배우가 돼 보니 아버지가 했던 연습이 당연한 것이었다"고 곱씹었다.
그는 "'허장강 아들' 타이틀은 평생 못 벗어난다. 솔직하게 어렸을 때는 굉장히 싫었다. 반항심이 있었고 아버지를 넘어서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지금이나 옛날이나 아버지는 내게 큰 힘이다. 아버지가 없다는 것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지 사실 아버지는 내게 늘 큰 힘이었다"며 "요즘 사람들이 나를 보며 '허장강이 왔다'라는 말을 하더라. 나는 우리 아버지를 정말 좋아한다. 당연히 아들이니 얼굴이 닮았고 실제로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너무 감사하다. 사실 아버지가 추석에 돌아가셨다. 항상 추석 되면 기분이 다운됐는데 올해 추석은 즐겁다. '천박사의 퇴마 연구소'가 반응이 좋다고 하니 개봉 후 좋은 성적표를 들고 아버지 산소를 방문할 예정이다"고 웃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강동원,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 박소이 등이 출연했고 '헤어질 결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생충' 조감독 출신 김성식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