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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수정이 차근차근 계단식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영화 '거미집'에서 1970년대 급부상한 라이징 스타 한유림으로 분한 그는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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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은 지난 5월에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일찍이 주목을 받았다. 첫 칸 레드카펫을 밟은 정수정은 "말로만 듣던 칸에 제가 가게 될 줄 몰랐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제 인생에서 가장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칸이 송강호 선배의 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 영화제 디너도 대표로 다녀오시고, 너무 베테랑이셨다. 특히 관객들에 기립박수를 받을 때는 손 키스를 꼭 하라고 리드를 해주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벅찬 순간을 회상했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와 현장에서 첫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정수정은 "송강호 선배는 굉장히 스윗하시다. 대본 리딩 때 처음 뵀는데 저를 보자마자 '애비규환' 잘 봤다고 말씀하시더라. 저도 '우와 작품을 챙겨봐 주셨구나'라고 속으로 깜짝 놀랐다. 항상 현장에서도 '어, 왔어? 이거 먹어' 하면서 긴장할까 봐 따뜻하게 격려를 해주셨다. 스크린에서만 보던 선배의 연기를 직접 보게 되어서 '어메이징' 했다. 선배와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저에게 큰 행운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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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거미집' 촬영 현장 분위기를 떠올리며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서로를 아껴주고 잘 챙겨줬다. 저에겐 첫 상업 영화니까 '원래 영화 촬영 현장이 이렇게 훈훈하냐'고 물어봤는데, 유독 우리 팀의 분위기가 가족 같은 거라고 하더라. 이렇게 좋은 현장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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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거미집'이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인 걸 언니가 잘 알고 있었다. 작품에 합류했을 때도 많은 응원을 해줬다"며 "사실 언니가 시사회 당일에 입국을 했다. 아마도 저를 응원해 주기 위해 입국을 한 것 같다(웃음). '애비규환' 때는 못 왔었는데, 이번에는 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언니가 영화를 보고 나서도 계속 제 대사를 따라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정수정이 2009년 그룹 f(x)로 데뷔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추후 가수 활동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가수 활동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지 않다. 저 역시 어드밴티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아이돌 출신 배우가) 워낙 많기 때문에 편견도 많이 없어진 것 같다. 그리고 다 잘하면 좋지 않나(웃음). 좋은 기회가 닿는다면 가수로서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