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집밥 백선생'의 고민구 PD, '슈가맨' '효리네 민박'의 정효민 PD. 사람 냄새 나는 예능으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전했던 이들이 제작사 스튜디오 모닥을 차리고 콘텐츠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기존 TV 예능에서 한계였던 부분을 스트리밍 플랫폼을 타고 규모와 몸집을 불린 것이다.
|
사실 설립된 지는 이제 겨우 1년 조금 넘은 제작사지만,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을 포함해 '코리안 넘버원', '성+인물: 일본편', '성+인물: 대만편' 등 짧은 시간 내 여러 작품을 선보이며 호평을 얻는 중이다.
|
'사이렌: 불의 섬'을 발판 삼아, 또다시 작품상을 노린다. 고 PD와 정 PD는 스튜디오 모닥이 어떤 방향성으로 앞으로 나아갈지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앞서 방송국에서 TV 예능을 연출했을 당시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작품을 선보일 때 차이점을 짚어, 눈길을 끌었다.
고 PD는 "대형화가 정답은 아니지만, 방송국은 예산이 정해져 있다 보니 뭔가를 생각할 때 틀에 짜여진 생각을 하게 되더라. 리미티드가 걸린다. 이 안에서 창의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래서 대형섬이나 해외 나가서 찍어 보자고 했다. 그런데 글로벌 작업이 들어와서, 우리 창의력을 전세계 유통망에 넣고 싶다. 프레임을 좀 더 크게 짜서 이어갔으면 한다"고 바랐고, 정 PD 역시 "방송국에서 계속 일했으니 사이즈 안에서 생각했었다. 이제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거들었다.
|
비교적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것이 아닌 만큼,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 구 PD는 2002년 KBS에 입사해 2014년부터는 CJ ENM 소속으로 프로그램을 연출했고, 2006년 SBS 예능국에서 연출을 시작한 정 PD는 JTBC를 거쳐 CJ ENM에 둥지를 튼 바다. CJ ENM에서 만난 이들은 '일로 만난 사이'와 '온앤오프' 등으로 손을 잡았고, 독립한 뒤에는 함께 제작사까지 차리게 됐다. 많은 동료 중에서도 서로가 파트너가 된 이유는 이러했다.
고 PD는 "같이 한다는 것은 사실은 결혼 생활 같은 것이다. 제가 사실 뭐가 있겠느냐, 가진 것이 없는데 서로 믿고 시작했다. 저한테는 사실 너무 좋은 일이다. 저야 너무 좋다"며 만족도를 표했다.
그러자 정 PD도 "이번에 있으면서 생각이 든 건데 '선배 없으면 못했겠다'더라. 혼자 하는 프로덕션이 아니라, 회사 형태를 갖추려면 같으면서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믿음이 있고, 어떨 때는 긴장을 해야 하고, 일하면서 만난 선배 후배 동료들 통해서 가장 잘 맞는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저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선배는 미리미리 얘기해준다. 그런 것에서 신뢰감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