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는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정지영 감독님은 촬영장에서 나이 불문하고 스태프, 배우들을 수평적인 관계로 바라보신다"며 "나 역시 감독님처럼 나이를 먹고 싶다"라고 했다.
설경구는 '소년들'을 선택한 이유로 "정지영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라고 밝혀온 바 있다. 그는 "감독님은 막내 스태프까지 동료라고 생각한다. 촬영장에서 모든 배우, 스태프들을 수평적인 관계로 바라보신다. 심지어 조감독들이랑 언성을 높이는 모습도 봤다. 속으로 '싸우는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토론을 하는 거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나이를 그렇게 먹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설경구는 극 중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동안 형사 역할을 많이 맡아왔던 그는 "연기하면서 '공공의 적' 강철중을 떠올리진 않았다. 강철중 보다는 훨씬 더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황준철은 범인 잡을 때만 '미친개'이지. 평상시에는 아니지 않나. 반면 강철중은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사람이다. 잘못된 일에 불의를 못 참는 모습을 연기할 땐 강철중을 떠올렸다기 보단, 그냥 그거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오는 11월 1일 개봉하는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건 실화극으로, 영화 '남부군',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