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주로 딸들에게 아빠는 시켰는데, 둘째는 "설거지도 예전엔 시켜서 했는데 이젠 익숙하다. 하지만 나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어"라고 토로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자매가 이타적인 성향이다. 그러다 보니 알아서 돕고 있지만 책임이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도 이 주제로 얘기한 것 같은데 '부모화된 아이' 같은 면이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부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둘째 만의 인생이 있다. 내가 없으면 관계도 없어지는 거다. 본인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와 자격이 있다. 원하는 것과 싫은 것, 받아들이고 거부할 것을 구분하는 '내 마음'에 좀 더 깊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큰 아이들은 동생들이 너무 많아서 힘든 현실에 대해 털어놨다. 아이들은 동생이 그만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기도.
사진 출처=채널A
자신들 만의 시간이 거의 없는 둘째와 넷째는 친구들과 놀다가 귀가해도 아빠에게 혼이 났다. 아빠는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한 적이 없잖아. 그건 정상적이지 않다. 엄마한테만 얘기하는 것도 잘못된 거다"라고 했다.
이에 오은영은 "아버님이 한 이야기의 핵심은 '네 나이에 친구랑 안 노는 게 말이 되니? 그러니까 자주 놀아라. 놀 땐 아빠한테도 얘기하렴'인데 왜 저렇게 얘기하시냐"라고 짚었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일단 특성이 다른 12명의 아이를 키우셔야 하니까 주의할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연령 차이가 많이 난다. 자칫 잘못하면 '얘들아 모여라'가 된다. 12남매를 하나로 통틀어서 보게 되는 한 보따리 육아를 하게 되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발달 시기에 따라 같이 묶이면 안 되는 아이들이 있다. 발달 단계에 따라 연령에 맞게 설명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베테랑 육아 전문가들이 모여 부모들에게 요즘 육아 트렌드가 반영된 육아법을 코칭하는 프로그램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