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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의 '코첼라' 라이브 무대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K팝 평론가의 소신 있는 비평이 화제다.
특히 최이삭은 "상식적으로 숨 고를 시간이 넉넉했다면 가창이 좀 더 안정적이었을 텐데, 1주 차에서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나는 르세라핌 측이 밀어붙이는 공연만의 에너지와 연출적 완결성을 선택했고, 이번 논란은 본질적으로 그 선택의 결과라고 본다. 나는 이 선택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K팝은 즐기는 음악이라기 보다는 '해내야 하는' 음악에 가깝다. 적자생존의 무자비한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가수들이 살벌하게 갈고닦은 노래와 퍼포먼스를 오차 없이 촬영한 영상으로 국경을 넘어왔다. 그래서 K팝 공연의 기본 정서는 비장함이다. 이 비장함은 모니터 속, 그리고 정서의 공감대가 있는 국내와 아시아 공연에서는 유효하지만, 서구권 뮤직페스티벌 무대에서는 독이 되곤 한다. 언어처럼 다른 공기 속에서 '해내야 하는' 공연을 하며 호응을 끌어내고자 노력하는 가수들의 모습은 종종 안쓰럽고 어색해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르세라핌은 1주 차 공연에서 미완성이지만 코첼라의 '공기'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쉽지 않은 일이다. 비장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과 호흡하는 여유를 가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가수들이 K팝 탑티어로 분류되는 이유다"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멋진 공연을 보여줄 수 있을지,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고 기대하는, 두려움 없는 표정과 동작도 좋았다. 후반부에 체력이 바닥나며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렇기에 인간적이었다. 나는 K팝이 과정에도 박수를 보내는 음악이라고 믿는다. 가창력 문제는 그것대로 비판받되, 이 공연을 준비하며 이뤄낸 그들의 성장과 노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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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르세라핌이 '코첼라'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미공개곡 '1-800-hot-n-fun'을 향한 반응이 뜨거웠다. 이 곡은 지난 13일 무대에서 최초 공개됐음에도 이날 현장 곳곳에서 가사를 따라 부르고 호응하는 팬들이 많았다.
'UNFORGIVEN (feat. Nile Rodgers)',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Perfect Night', 'Smart', 'EASY' 등 르세라핌의 글로벌 히트곡이 이어지자 관객들의 '떼창' 소리는 더욱 커졌다. 축제 그 자체를 온전히 만끽한 팬들의 환호 속 르세라핌은 엔딩곡 'Fire in the belly'로 '코첼라'의 화려한 밤을 장식했다.
다섯 멤버는 공연 말미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밤 저희의 무대를 보며 즐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의 첫 번째 '코첼라'를 통해 많은 부분을 배웠고 여러분과 함께 이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이 기억을 평생 가지고 갈 것 같다"라는 진솔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르세라핌은 지난 13일 공연에서는 부족한 가창 실력이 논란이 됐으며, 이번 20일 공연에서는 AR(라이브 환경의 녹음본) 음량이 너무 커 라이브가 잘 안 들린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르세라핌의 실력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르세라핌은 내달 11~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팬미팅 'FEARNADA 2024 S/S'를 개최한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