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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조합이다. 콤플렉스를 가진 양반 박정민과 노비가 아까운 미남 몸종 강동원의 특별한 만남이 난세와 같은 영화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힘을 모아 완성해 낸 매력적인 사극 대작으로 기대를 모은 '전,란'은 신철 작가와 박찬욱 감독의 완성도 높은 각본과 김상만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어우러져, 운명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를 밀도 높게 담아낸 작품이다. 지난 2일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OTT 최초 개막작으로 선정돼 첫 공개됐고 이후 언론과 평단의 쏟아지는 호평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박찬욱 감독과 김상만 감독의 만남뿐만 아니라 '전,란'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 연기력으로 작품을 빛내는 배우들의 강렬한 앙상블이 정점인 사극 영화로 눈길을 끈다. 종려의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본래의 양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천영으로 변신한 강동원의 수려한 비주얼과 화려한 액션은 물론, 천영이 자신의 일가족을 모두 살해했다는 오해 속 배신감에 휩싸여 복수를 다짐하는 종려 역의 박정민은 캐릭터가 가진 드라마틱하고 섬세한 감정 변화를 완벽히 소화했다. 강동원과 박정민의 뜨거운 대립각을 둘러싼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차승원 등 단단한 내공과 세밀한 연기로 강렬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전,란'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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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에도 다른 형태의 모습이 있지 않나? 흔히 금수저, 흙수저 등이 있어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 '전,란'은 단순히 계급간의 갈등이 아니라 본인의 위치에 따라 세상을 바라본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이 이 시나리오에 잘 녹여있었고 그런 부분을 온전히 담고 싶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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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쩔 수 없이 천민이 된 캐릭터 천영을 연기했다. 본인의 신분,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개척하려는 인물이다. 타고나기로는 천재적인 검사 같은 기질을 가졌다.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다"며 '미남 노비'라는 평가에 대해 "처음으로 노비 역할을 연기한 것도 좋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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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강동원은 "박정민이 정말 귀티난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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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전,란'에 대한 감상평도 특별했다. 강동원은 "부산영화제에서 첫 스크리닝을 마쳤다. 주변에서 호평이 많아 행복했다"며, 박정민은 "부산영화제 개막식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고 싶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안 본 눈으로 갔다. 그렇게 본 영화였는데 굉장히 멋있었고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곱씹었다.
화려한 검술 액션에 대해 에피소드도 빠지지 않았다. 강동원은 "검을 쓰는 액션은 세 번째다. '형사 Duelist'(05, 이명세 감독)를 통해 검술을 8개월 훈련했다. 그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이후 모든 액션을 소화하는데 그때 학습한 것을 복기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일본군과 싸워야 하는 장면도 있어 일본의 검술도 익혀야 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강동원이 화려한 검술을 보여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액션 스쿨을 다니며 조금이라도 강동원을 따라가보려 노력했다. 일단 강동원과 액션을 소화하는데 호흡이 정말 좋았다. 촬영이 거듭되면서 필요한 감정이 꽤 자연스럽게 찾아든 것 같다. 내가 액션 감독이라고 부를 정도로 믿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강동원은 "현실에서 가장 센 캐릭터다. 실제로 박정민이 휘두른 검이 가장 무겁고 아프다. 그걸 휘두른 박정민이 가장 힘이 센 것 같다"며 이야기를 꺼냈고 박정민은 "그 검을 내가 감당 못해 몇 번 휘두른 것 같다. 특히 정성일 형이 내 칼에 많이 맞았는데 형이 '헉'하더라. 앞으로는 헬스를 더 열심히 해서 힘 조절을 해보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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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로 싱크로율 높은 열연을 펼친 차승원의 열연에 대해 김상만 감독은 "120% 해냈다. 연기뿐만 아니라 이미지 자체로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그 속에는 콤플렉스를 담고 있는 캐릭터를 말투, 눈빛으로 변화를 잘 표현했다. 관객에겐 '한 대 때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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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