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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처리 필요·지속적 손상 우려"…옛 건물 부재 활용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시대 수군의 중심 기지 건물로 역사적 가치가 큰 국보 '여수 진남관'의 이름표를 새로 만든다.
28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건축문화유산 분과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여수 진남관의 편액(扁額) 이전과 복각 계획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편액은 종이, 비단,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방 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를 뜻한다. 건물 규모와 격식에 맞게 색채, 무늬 등을 다르게 한다.
진남관의 역사를 보여주는 이름표인 편액은 현재 보존 처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편액의 상당 부분에서 손상이나 오염이 확인됐고 이음쇠의 부식 정도도 심해 내구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초 현지 조사에 나선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는 "맨눈으로 볼 때 손상이 심하며 '남'자 뒷면의 부후(腐朽·썩음)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 측은 "국가유산의 진정성과 가치 측면에서 기존 현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나,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하면 지속적인 부후가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기존 현판은 박물관 등으로 이관해 보존 처리 후 전시하고, 복각한 편액을 현액(편액을 건다는 의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냈다.
국가유산청과 여수시 등은 조만간 편액을 새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편액은 진남관 건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교체한 부재 일부를 활용하되, 원형 단청과 현재 남아있는 단청을 분석해 칠할 계획이다. 국가무형유산 각자장 보유자인 김각한 장인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편액은 보존 처리 작업을 한 뒤, 올해 말 개관 예정인 여수박물관 상설 전시실에서 여수 진남관을 소개하는 주요 유물로 다룰 계획이다.
편액을 만드는 작업은 이르면 다음 달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문화유산위원회는 계획을 심의한 뒤 옛 부재 활용과 관련해서는 "(편액 복각을 한 뒤) 남은 부분에 대한 보존 관리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건을 걸었다.
여수 진남관은 1599년 전라좌수영 객사로 건립한 건물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끈 수군의 중심 기지로 쓰였으며, 현존하는 지방관아 건물로는 최대 규모로 건축사적 의미가 크다. 2001년 국보로 지정됐다.
여수 진남관은 1964년 건물을 해체·보수한 뒤 부분적으로 수리해왔으나, 구조적 안정성과 추가 손상이 우려된다는 판단에 따라 2013년부터 전면 해체 보수 중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전체 공정의 약 96%가 진행됐으며, 주변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편액을 조사한 결과, 진남관 편액은 소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연륜(나이테) 연대가 1573∼1692년인 것으로 분석됐다.
ye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