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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연극 ♥에 빠졌죠"…'랑데부' 최민호, 무대 위 샤이니한 존재감(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5-05-01 08:10


[SC인터뷰] "연극 ♥에 빠졌죠"…'랑데부' 최민호, 무대 위 샤이니한…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가수 겸 배우 최민호(33)가 반짝이는 존재감으로 '샤이니'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돌로 데뷔한 이후 음악과 연기를 아우르며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쌓아온 그가 이번엔 연극 '랑데부'로 관객들과 만났다.

지난 5일 개막한 연극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몰두하는 과학자 태섭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고자 하는 지희가 우연한 만남으로 각자의 상처와 감정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2인극으로, 요세프 케이(김정한)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최민호는 "지금까지 11회 정도 공연을 했는데, 절반을 넘기고 나니 한 회 한 회가 지날 때마다 더 아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스스로에 대한 생각도 깊어지고, 이 무대를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랑데부'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사실 잘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연극은 아니었지만,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마치 마법에 홀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재미있고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대사량이나 무대 규모 같은 현실적인 부분 보단, 스케줄만 잘 맞으면 '이 작품은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며 "결정을 내리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C인터뷰] "연극 ♥에 빠졌죠"…'랑데부' 최민호, 무대 위 샤이니한…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최민호는 극 중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려 자기만의 법칙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로켓 연구 개발자 태섭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성웅, 박건형과 함께 태섭 역에 트리플 캐스팅 돼, 각기 다른 회차에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는 "원래 제 캐릭터가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다. 연기를 오래 해왔지만 여전히 어떻게 하면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연극을 하면서 성장하고 많은 걸 배워가고 있어서 뿌듯하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그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대본의 한 자 한 자까지 파고들며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이 표현을 왜 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랑데부'는 대사의 대부분이 방백으로 구성돼 있는 작품이다. 최민호는 단 한 번의 퇴장 없이 100분 내내 무대를 가득 채우며, 태섭의 내면을 세밀하게 풀어냈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긴 대사를 외우는 건 항상 쉽지 않았다. 연극할 때도 '이걸 과연 외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지만, 하루하루 연습을 이어가면서 점차 저만의 리듬이 생겼고, 자신감도 붙었다. 런웨이 같은 20미터도 채 되지 않는 무대 위에서 제가 상상했던 것들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게 재밌더라. 연출진과 스태프에게 믿음을 주는 것 또한 배우로서 중요한 책임이라고 느꼈다. 연습을 거듭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서, 처음에 가졌던 걱정과 우려보다는 자신감이 점점 더 커졌다"고 말했다.


[SC인터뷰] "연극 ♥에 빠졌죠"…'랑데부' 최민호, 무대 위 샤이니한…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최민호는 앞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무대 연기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이순재와 고정 페어로 호흡을 맞췄으나, 이순재가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하차하면서 최민호 역시 남은 공연에 오를 수 없게 됐다.

그는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연극을 배우는 입장에서 돈을 들여도 아깝지 않을 만큼 값진 시간이었다. 어디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이었기에 더욱 소중하고 행복했다. 첫 작품이 너무 만족스럽게 끝나서 다음 작품을 고르는 데에도 큰 고민이 없었다"고 뒤늦은 소회를 전했다.


이순재에게 '랑데부' 공연 소식을 전했는지 묻자, 최민호는 "선생님께서 휴대전화가 없으셔서, 직접 연락드리긴 어려웠다"며 "신구, 박근형, 이순재 선생님이 매번 연극을 함께 해오셨다. 이번에 신구, 박근형 선생님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하시는데, 제작사와의 인연도 있어서 연습실에 방문해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들께서 너무 좋아해 주셨고, 한참 어린 배우가 연극을 한다는 사실에 더욱 예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 연극을 도전하는 과정에서 샤이니 멤버들에게 큰 힘을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최민호는 "멤버들의 솔로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음원이 나오고 똑같은 활동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익숙해졌다. 근데 연극은 저만 도전해 본 분야이지 않나. 작품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을 때 멤버들이 꼭 보러 오고 싶다고 응원을 해줬다"고 말했다.


[SC인터뷰] "연극 ♥에 빠졌죠"…'랑데부' 최민호, 무대 위 샤이니한…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오는 5월에는 데뷔 17주년을 맞아 일곱 번째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샤이니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묻자, 최민호는 "제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며 "샤이니 멤버들은 저에게 가족이자, 안식처 같은 존재다. 앞으로도 팀 활동과 개인 활동을 동시에 이어가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원히 '아이돌'로 불리고 싶은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최민호는 "40대, 50대가 되어도 아이돌로 불린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저희가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 힘이 되고, 안식처가 된다는 걸 느꼈다. 플레이어로서 제 자리를 지키면 팀도 자연스럽게 지켜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멤버들은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웃음). 그래도 제가 회식 자리에서 술 한 잔 하면서 진지한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끄덕이면서 눈가가 촉촉해지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랑데부'는 오는 5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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