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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규영(32)이 '오징어 게임' 속 논란을 통해 성장했다.
박규영은 '오징어 게임2' 공개 당시 핑크 가드 옷을 입은 이진욱의 사진을 자신의 개인 계정에 게재하면서 스포일러 논란에 휩싸였다. 박규영이 이 같은 사진을 공개한 탓에 시즌3의 주요 서사가 공개됐다는 실망감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규영과 박규영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사과를 대신해 "시즌3에서 확인해달라"며 답변을 피하면서 시청자들의 지적이 여전히 이어지기도. 스포일러 사태 발생 후 수개월이 지나 만난 박규영은 인터뷰에 앞서 "지난 몇 달간 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많이 실망스러우셨을 것 같은데, 오늘 이렇게 눈을 보고 말씀드릴 수 있는 자리라서 그간 혹시 작품에 누가 될까 제가 피했던 질문들, 그런 이야기들을 눈을 직접 보고 말씀드릴 자리가 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박규영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사진을 올린 뒤) 즉각적으로 제작진과 감독님, (이)진욱 선배께도 죄송하다고 연락을 드렸고, 감독님께서도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게 하자'고 말씀을 주셨다. 진욱 선배님께서도 본인은 정말 괜찮다고 해주셨지만, 사실은 용서를 받았음에도 제가 그동안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어땠는지, 생각이 짧고 미숙했는지를 한참 고민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오래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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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영은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하면서 "그냥 변명의 여지 없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시즌2가 끝나고 시즌3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하셨을텐데, 그 부분(이진욱의 생존과 전개)에 대해서는 짐작을 하고 시작하셨을 것 같다. 변명의 여지 없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자책도 많이 했지만, 그것보다는 스토리라인을 구성해준 감독님과 그걸 잘 만들어주신 제작진 분들에 대한 죄책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의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스포일러와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다. 취재진에게도 세트장을 공개하며 수많은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했고, 이후 기자간담회와 시사회 등에서도 서약서를 여러 차례 제출하게 하기도 했다. 이에 결정적인 스포일러를 한 박규영 역시 넷플릭스의 위약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이어졌으나, 박규영은 넷플릭스로부터 위약금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고. 박규영은 "계약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위약금보다는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게 하자'고 하셨다. 그런 촬영 현장의 노출이라거나 그런 점에서 조심해달라는 사전의 가이드가 있기는 했지만, 위약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던 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3' 속 박규영의 활약은 미미했다. 시청자들 역시 박규영이 연기했던 노을이 극 안에서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노을이 극중 참가자들을 구하기 위한 영웅적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하나 둘 전개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박규영은 "노을다운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노을이만의 방식으로 한 것은 마지막에 게임 자료실을 불태우는 것이었다. 그게 이 게임을 멈추고자 하는 노을다운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탈락자들을 탈락시키면서도 최소한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했던 것들을 막고 그에 대항해 싸우기도 한다. 장기밀매를 막고자 했던 노을이의 모습이 게임을 멈추고자 게임에 맞서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규영은 자신이 연기한 노을에 대해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인물로 만들었고, 절망 속에 사는 인물로 표현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목소리도 크게 낼 수 없는 인물로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목소리도 낮게, 억양조차 드러나지 않는 기계적인 인물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감독님이 말씀) 하셨다. 그것이 가장 절망적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외적인 부분이 아닐까 디렉팅을 주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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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규영은 "대사나 표정이 많지 않고, 눈으로 얘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노을이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감정을 지닌 인물이고 어떤 것이 노을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이고 하는 것들을 제 캐릭터로서 설명을 드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이라고 생각해서 그 장면이 촬영할 때 가장 긴장하기도 했고 가장 신경쓴 신이기도 하고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규영은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시즌3를 거치며 30대로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엄청난 팬덤이 확보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의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도 공개되고 나서도 시즌2, 시즌3가 공개되는 시간에도 스스로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스스로 어떻게 더 해야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