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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심사위원 6인의 몰표를 기분 좋게 적립하며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됐다. 배우 김민하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을 통해 청룡 트로피를 손에 쥐면서 단숨에 기대되는 배우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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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에게 신인여우상을 안겨준 작품인 '내가 죽기 일주일 전'(송현주 장인정 극본, 김혜영 최하나 연출, 크리에이터 노덕)은 세상을 등지고 청춘을 흘려보내던 희완(김민하) 앞에 첫사랑 람우(공명)가 저승사자가 되어 나타나며 벌어지는 청춘 판타지 로맨스. 김민하는 "수상소감에서도 말했지만, 유정이란 인물이 있다.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친구고, 이 극을 고른 첫 번째 이유다. 정말 사랑하는 친구였는데 먼저 세상을 떠났다. 저도 유정을 잃고 굉장히 오랫동안 죄책감에 살았던 적이 있고, 그리움이라는 것 자체가 유정을 살리지 못한 대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내가 유정을 이렇게 보냈는데, 나 혼자 잘 살아도 되나, 잠을 잘 자도 되나, 밥을 먹어도 되나' 이런 걸로 시작했던 것 같다. 결국 유정은 저에게 하나의 더 큰 목숨과 사랑을 줬다고 제가 홀로 내린 결론이다"라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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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깊은 의미를 가졌던 작품이었던 덕일까, 김민하는 심사위원들의 6표를 모두 가져가며 몰표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체급 자체가 달랐다. '파친코'를 시작으로 '내죽일전'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며 "귀한 비주얼, 귀한 느낌을 주는 여배우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극찬했다. 이에 김민하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헐!'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체급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상이 너무 축복이고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잖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기회인 거고, 어떻게 보면 독려인 거다. 그래서 더 큰 격려를 받은 것 같다. 언젠가 감독님과 술을 마시면서 '내가 만약 내죽일전으로 공식석상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은 오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나에게 이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니 그걸 이룬 것에 대한 성취감도 크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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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김민하는 세상의 다른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을 '소망'하고 있다. 김민하는 "영화나 연극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네' 하는 위로를 진짜 많이 받은 것 같다. 주류보다는 비주류를 선호하기도 했고, 무리 속에 있을 때에도 누군가를 보면서 너무 챙겨주고 싶고,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저도 계속 배우 일을 하면서 누군가가 나를 봤을 때에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기도 했다. 저는 목표를 설정하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뭔가를 중얼거리며 소망한다. 어릴 때부터 설경구 아저씨랑 친하니까, '언젠가 (설)경구 아저씨랑 행사장이나 어디서든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뤘고, '바퀴 달린 집'을 하고는 김희원 선배님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 이분들과 현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만나게 됐다. 또 '유정을 위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같은 작품도 하게 됐다. 혼자 중얼거리는 소망들을 신기하게도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며 웃었다.
데뷔 8주년 만에 들어올린 청룡의 신인여우상 트로피는 김민하에게 앞으로 또 노를 저어 나아갈 동력이 됐다. 김민하는 "데뷔 8주년에 이런 트로피를 받은 것도 적정한 속도, 저의 속도라고 생각한다. 빠르고 느린 것이 아니라, 이때가 나의 노를 젓는 속도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청룡'은 뭐랄까, '이제 공식적으로 시작이야!'라고 외치는 느낌이다. 이 상을 통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고, '자 이제 또 다른 너의 시작이니, 어디 마음껏 해봐!'라는 느낌이라 조금 더 저를 다잡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