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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죽일전' 김민하, 먼저 보낸 '유정'을 위하여.."'청룡'은 격려고 응원이죠"(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인터뷰)

기사입력 2025-08-19 05:58


[단독] '내죽일전' 김민하, 먼저 보낸 '유정'을 위하여.."'청룡'은…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 수상한 김민하가 7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7/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심사위원 6인의 몰표를 기분 좋게 적립하며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됐다. 배우 김민하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을 통해 청룡 트로피를 손에 쥐면서 단숨에 기대되는 배우로 떠올랐다.

최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만난 김민하는 시상식 당일을 떠올리면서 "한국 시상식이 더 긴장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외국에서 시상식에 다녀왔을 때에는 렌즈를 안 끼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느낌이라 용기가 났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긴장되고 신기했다. 수상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없었지만, 노미네이트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 누가 어떤 수상을 하든 재미있고 신기하다는 생각뿐이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김민하는 신인여우상 수상자로서 이름이 호명된 뒤 무대에 올라와 짧고 강렬한 수상소감을 남기며 화제가 됐다. 김민하는 "저는 세상 구석구석에 있는 모든 이야기와 다양성을 너무 사랑하고 존중한다. 앞으로 제 속도대로 열심히 이야기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 상황에 대해 묻자 김민하는 "호명 된 이후 1~2초는 기억이 안 나고, '에?' 했었다. 그런데 카메라 감독님과 동선이 겹쳤던 부분에서 웃음이 나왔고, 다행히 웃으며 무대에 올라갔는데 선배님들이 박수를 치면서 저에게 인사를 해주셨다. 정은채 선배님, 윤경호 선배님, 주지훈 선배님 모두 다 저를 너무 예쁘게 바라봐주시더라. 그게 너무 큰 용기였고 벅찼다. 제가 평소에 너무 좋아하고, 좋아했던 언니, 오빠들이라 그 순간이 기억에 남았다"며 웃었다.


[단독] '내죽일전' 김민하, 먼저 보낸 '유정'을 위하여.."'청룡'은…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 수상한 김민하가 7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7/
이어 김민하는 "다 끝난 뒤에는 다들 저를 꽉 안아주셨다. (정)은채 언니는 바로 옆에 앉았고, '파친코'를 함께했기에 너무 깊은 사이라 저를 꽉 안아줬고, 주지훈 선배님도 윤경호 선배님도 저를 꽉 안아주셨고 얘기해주셨다. '너무 멋있었다'고 해주시는 말들이 따뜻하게 느껴지고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또 박보영 언니도 그날 멀리서 봤지만, 문자로 '너무 예쁘다. 정말 축하한다'고 해주고, 금해나 언니도 축하해줬다. 또 함께 출연했던 공명 씨도, 같이 '태풍상사' 촬영을 하고 있는 이준호 선배도 다 축하를 해줬다. 현장에서도 많은 축하를 받았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축하를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하에게 신인여우상을 안겨준 작품인 '내가 죽기 일주일 전'(송현주 장인정 극본, 김혜영 최하나 연출, 크리에이터 노덕)은 세상을 등지고 청춘을 흘려보내던 희완(김민하) 앞에 첫사랑 람우(공명)가 저승사자가 되어 나타나며 벌어지는 청춘 판타지 로맨스. 김민하는 "수상소감에서도 말했지만, 유정이란 인물이 있다.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친구고, 이 극을 고른 첫 번째 이유다. 정말 사랑하는 친구였는데 먼저 세상을 떠났다. 저도 유정을 잃고 굉장히 오랫동안 죄책감에 살았던 적이 있고, 그리움이라는 것 자체가 유정을 살리지 못한 대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내가 유정을 이렇게 보냈는데, 나 혼자 잘 살아도 되나, 잠을 잘 자도 되나, 밥을 먹어도 되나' 이런 걸로 시작했던 것 같다. 결국 유정은 저에게 하나의 더 큰 목숨과 사랑을 줬다고 제가 홀로 내린 결론이다"라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


[단독] '내죽일전' 김민하, 먼저 보낸 '유정'을 위하여.."'청룡'은…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 수상한 김민하가 7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7/
김민하는 이어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꽤 깊고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때 운명처럼 이 대본이 저에게 왔다. 고민을 하던 중에, 유정이었어도 내가 이걸 하길 바랐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유정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이만큼 더 증폭됐고, 세상에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허덕이는 분들이 결국에 이건 아무의 잘못도 아니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더 큰 사랑을 선물로 줬다고 느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연기를 하는 내내 그 마음이 구석 구석에 와 닿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고민했고, 조금 더 예민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희완이와 람우처럼 큰 사랑을 가진 인물들이 공생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게 잘 살아있어서 선택하기도 했다. 또 언제 서른 살 먹고 교복을 입고 까부나 싶기도 해서, 종합적 이유로 봤을 때에도 '내죽일전'으로 노미네이트가 돼서 정말 놀랐고 의미가 깊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를 가졌던 작품이었던 덕일까, 김민하는 심사위원들의 6표를 모두 가져가며 몰표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체급 자체가 달랐다. '파친코'를 시작으로 '내죽일전'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며 "귀한 비주얼, 귀한 느낌을 주는 여배우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극찬했다. 이에 김민하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헐!'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체급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상이 너무 축복이고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잖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기회인 거고, 어떻게 보면 독려인 거다. 그래서 더 큰 격려를 받은 것 같다. 언젠가 감독님과 술을 마시면서 '내가 만약 내죽일전으로 공식석상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은 오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나에게 이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니 그걸 이룬 것에 대한 성취감도 크다"며 웃었다.


[단독] '내죽일전' 김민하, 먼저 보낸 '유정'을 위하여.."'청룡'은…
'독보적인 분위기'에 '귀하다'는 평을 듣는 김민하의 외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대중과 만나는 그의 모습에 주목도가 높아지는 것. 이날 김민하는 헤어 메이크업 샵에 들러 세팅을 하고 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사복에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로 인터뷰에 임하며 독보적인 분위기를 또 한 번 완성해냈다. "저는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한다"는 김민하는 "주근깨 얘기도 많이 들었고, 오디션을 준비할 때는 외모 지적도 많이 받았다. 성형수술을 하라거나 주근깨를 없애라거나, 또 살을 몇 키로까지 빼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저는 그게 너무 힘들었다. 내 그대로의 매력이 있고, 나는 바비인형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너 자체라서 예쁜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래서 저도 누군가가 저에게 외모 지적을 할 때 '성형을 해야 하나' 생각하고 기죽은 적도 많았지만, 그래서 점점 더 싸웠던 것 같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독기로 많이 경험하려고 했던 것 같다. '파친코'로 절 아신 분들은 주근깨를 하나도 안 가리고 등장했을 때 엄청난 위로를 받았다고도 하시더라. 그 댓글이 제가 소망했던 것 중에 하나기도 했다. 저는 지금 주근깨가 너무 예쁘고 좋고, 저의 트레이드마크기도 하다. 다른 분들도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생각하고 안 감추면 좋겠다는 소망을 하고 있다"고 당당히 고백했다.


[단독] '내죽일전' 김민하, 먼저 보낸 '유정'을 위하여.."'청룡'은…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 수상한 김민하가 7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7/

이렇듯 김민하는 세상의 다른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을 '소망'하고 있다. 김민하는 "영화나 연극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네' 하는 위로를 진짜 많이 받은 것 같다. 주류보다는 비주류를 선호하기도 했고, 무리 속에 있을 때에도 누군가를 보면서 너무 챙겨주고 싶고,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저도 계속 배우 일을 하면서 누군가가 나를 봤을 때에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기도 했다. 저는 목표를 설정하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뭔가를 중얼거리며 소망한다. 어릴 때부터 설경구 아저씨랑 친하니까, '언젠가 (설)경구 아저씨랑 행사장이나 어디서든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뤘고, '바퀴 달린 집'을 하고는 김희원 선배님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 이분들과 현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만나게 됐다. 또 '유정을 위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같은 작품도 하게 됐다. 혼자 중얼거리는 소망들을 신기하게도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며 웃었다.

데뷔 8주년 만에 들어올린 청룡의 신인여우상 트로피는 김민하에게 앞으로 또 노를 저어 나아갈 동력이 됐다. 김민하는 "데뷔 8주년에 이런 트로피를 받은 것도 적정한 속도, 저의 속도라고 생각한다. 빠르고 느린 것이 아니라, 이때가 나의 노를 젓는 속도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청룡'은 뭐랄까, '이제 공식적으로 시작이야!'라고 외치는 느낌이다. 이 상을 통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고, '자 이제 또 다른 너의 시작이니, 어디 마음껏 해봐!'라는 느낌이라 조금 더 저를 다잡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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