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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백승환 감독(45)이 오랜 꿈을 담아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을 완성했다.
22일 개봉하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이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고해성사를 듣고, 복수와 신앙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로, '더블패티'의 백승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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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게 된 계기도 전했다. 백 감독은 "작품을 대할 때마다 장르에 맞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웃음기가 있거나 청량감 있는 영화를 연출해 왔는데, 이번에 저에게 주어진 미션은 웃음기를 없앤 영화를 해보자는 거였다. 배우들과도 '개그 욕심 내지 말자'고 말했다"며 "신승호가 최근 예능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데, 저랑도 두 번째 호흡을 맞추다 보니 웃음을 참기가 어렵더라. 이번엔 유머 금지 눈빛으로 진지하게 몰입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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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더블패티'를 통해 인연을 맺은 신승호의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백 감독은 "'더블패티'가 저에겐 두 번째 장편 영화 연출이었고, 승호에겐 첫 영화였다. 당시 KBS에서 '태백에서 금강까지 - 씨름의 희열'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고, 꽃미남 씨름선수 열풍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더블패티'를 기획하게 된 거다. 남자배우들 중 씨름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이쁘고 잘생긴 배우들은 다 여리여리하더라. 아무리 요즘 씨름선수들이 날씬하다 해도 기본적인 피지컬이 필요하지 않나. 그때 여러 명의 배우 리스트를 받았는데, 마침 신승호가 있었고, 셀프 인터뷰 영상을 찾아봤는데 너무 훌륭하더라. 좋은 목소리와 위트, 감각 등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었다. 그런 배우가 이렇게 몇 년 만에 급 성장해서 인간의 딜레마를 표현하는 걸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D.P.', '환혼', '약한영웅 Class 1'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면서 본인이 가진 재능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신승호는 극 중 복수와 신앙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제 정도운을 연기했다. 캐스팅 당시, 백 감독은 사제복을 입은 신승호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며 직접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실 사제복은 농담 반 진담 반이었다. 작품을 이끌 수 있는 흡인력 있는 배우를 섭외하고 싶었는데, 그 배우가 승호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제복을 입은 승호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너무 근사할 것 같더라. 승호가 워낙 키도 크고 피지컬이 좋다 보니,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사제복을 특수 제작했다. 예전에 제가 투자·배급사에서 근무할 때 영화 '군도'를 담당한 적 있었다. 그때도 강동원이 도포를 입은 걸보고 반했는데, 그 이후 10년 만에 승호한테서 그런 근사한 느낌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전소민 역시 전신교도 백수연으로 분해, 예능에서의 익숙한 이미지를 과감히 내려놓고 광기 어린 얼굴을 선보였다. 백 감독은 "전소민이 얼마나 영화적으로 진심인지 알겠더라. 예전에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을 봤는데, 이성재, 송윤아 선배와 붙는 신에서도 강렬한 눈빛을 드러내더라. 이번 영화에서도 배우 스스로가 본인의 연기로 과감하게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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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백 감독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에 유럽 영화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작품을 많이 봤다. 저희 영화와 장르, 톤은 다르지만 결국 인물 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 또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건 음악이 주는 힘이 큰 것 같다. 저와 계속 해왔던 이상훈 음악감독님과 함께 작업했고, OST도 출시된다. 영화와 함께 음악도 주의 깊게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선 "당연히 다른 감독님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흥행을 목표로 한다"며 "'종영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배급사 관계자, 배우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달릴 생각이다. 차기작도 고민 중인데, 이번 영화보단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