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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근 이혼 발표로 화제를 모은 홍진경이 학구열을 끌어올렸다.
기세를 꺾지 않고 김풍은 "여기는 힙 좀 아는 사람들이 무조건 가야 하는 곳"이라면서 베를린을 대표하는 예술 골목 '하우스 슈바르첸베르크'로 안내했다. 사방이 그라피티(Graffiti)로 가득 채워진 이곳은 원래 나치 시대 산업용 건물이었으나, 1995년부터 예술가들에 의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유명 포토 스폿이었다. 유현준은 역사와 서브컬처가 공존하는 이 공간에 대해 "본능의 해방구 같다.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라는 해석을 더했다.
근처에 있는 또 다른 힙 플레이스 '하케셔 회페'는 각기 다른 8개의 중정들이 연결된 구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독립된 중정들이 서로 통로로 이어져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독일인인 다니엘 린데만도 "저도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중정은 처음 봤다"라고 신기해했다. 유현준은 하케셔 회페가 건축적으로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곳이 노령화와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혼자 살면서도 커뮤니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이상적인 도시 공간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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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간인 '건축 예술의 성지' 방문을 앞두고, 미술 전공자인 김풍은 "인생 버킷리스트다. 이곳 때문에 독일 간다고 했다"라고, 건축가 유현준은 "저에게는 성지순례하는 느낌"이라고 감격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전설적인 디자인학교 '바우하우스'였다. 1919년 설립된 바우하우스는 나치의 탄압으로 14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그 혁신적인 철학은 현대 디자인, 가구, 타이포그래피, 건축 등 수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바우하우스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원칙을 바탕으로, 100년 전부터 모더니즘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줘 감탄을 자아냈다.
바우하우스를 VCR로 지켜보던 홍진경은 "저는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각성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릴 때는 뭘 배워야 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라면서 "바우하우스의 후예(?)"가 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앞서 바우하우스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몰랐다고 말한 전현무는 경쟁심이 발동해 "저야말로 바우하우스의 후예"라고 받아치며 티격태격했다.
김풍은 바우하우스의 힙을 지키기 위해 "형은 제발 얹지 마"라고 만류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유현준은 바우하우스가 아직까지도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건축물로 남길 때 오래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건축물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해,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방송되는 MBC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는 건축을 통해 역사, 문화, 경제,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신개념 건축 토크쇼다. 스타 건축가 유현준과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이 출연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