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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은중과 상연' 김고은 "2023년에 가까운 친구들 잃었다..그렇게 만난 작품"

기사입력 2025-09-22 11:38


[인터뷰①] '은중과 상연' 김고은 "2023년에 가까운 친구들 잃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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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고은(34)이 '은중과 상연'에 깊은 공감을 했다.

김고은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중과 상연'(송혜진 극본, 조영민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김고은은 "개인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서 안도하는 마음이 든다"면서 "작품이 나오면 주변 지인에게 연락이 오는데, 이번에는 배우 선배님들이 정말 연락을 많이 주셨다. 업계에 계신 분들께서도 유난히 많이 주신 것 같아서 잘 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너 때문에 밤을 새서 봤다'거나 '수면 패턴이 망했다'고도 하시더라"며 웃었다.

김고은은 또 은중과 상연에 모두 공감한다면서 "저는 은중이일 때도 있고, 상연이일 때도 있지 않았나.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마음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됐다. 그런 마음을 갖게 된 상황이 모나기도 했고, 생각이나 시야가 좁아지기도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는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대사가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이 그렇게 된다'는 말인데, 저는 물론 아이는 아니지만, 한 번 생각이 스쳐서 자리를 잡으면 하나의 세상이 만들어지고 그 세상에 들어가는 건 한순간이고, 쉬워 보이지만 나오기까지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나오기 위해 발버둥쳤던 시간이 떠오르며 상연이는 정말 뒤늦게 어떻게든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대사를 들었을 때 '사무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까웠고, 일찍 나왔다면 상연이의 삶은 달랐을까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특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상연의 마지막을 보내는 길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고은은 "이 타임에만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입을 열며 "사실 2023년도에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잃었다.짧은 시간에 그렇게 됐는데, 너무 신기하게도 제가 23년도 한해에 촬영한 작품이 '대도시의 사랑법'과 '은중과 상연'이더라. 그렇게 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세팅이 돼있었다. 그런데 물론 '대도시의 사랑법'도 우정에 대한 이야기지만, 20대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은중과 상연'을 찍으면서는 저는 은중이란 작품이 남겨진 은중이가 상연이에 대해 얘기를 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상연이의 일기도 보면서 그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삶과 나의 삶을 잘 전달해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정말로 사랑하는 소중한 누군가를 우리가 보내줄 수 있는 기회가 잘 없잖나. 할머니든 누군가의 임종을 지키는 것도 참 어려울 때도 있고,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내가 그래도 침대 위에서 해줬던 얘기처럼, 그럼 얘기도 하줄 수 있고, 잘 갈 수 있게 '고생했다. 잘 견뎠다'는 말도 덧붙일 수 있고, 그게 참 은중에게는 좋은 기회였지 않았나 싶다. 남겨진 은중이가 물론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짐을 좀 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고은은 "만약 친구가 이런 부탁을 한다면, 저는 가줄 것 같다"며 "20대 때 할머니와 단둘이 6년을 살았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치즈인더트랩'이라는 작품을 마칠 때까지 6년을 단둘이 산 거다. 정말 많은 교감을 했고, 할머니가 고모들한테도 얘기하지 않는 것을 저에게 다 얘기하고, 친구 같은 관계였다. 저랑만 막걸리를 드시는 그런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보겠다고 3일 밤낮을 병원에서 잤던 것 같다. 마지막 순간에는 잠들어서 그 순간을 못봤다. 아빠가 깨워서 '할머니 가셨어'하는데, 그게 '미지의 서울'에 나오더라.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제 귀에 대고 미리 유언을 하신 것 같다. 저에게 '고은아, 너는 베풀면서 살아. 많이 도와주고 많이 베풀면서 살아. 알겠지?'하시더라. 그런 교감. 나도 할머니 귀에 매일 얘기를 하주고, 내가 딱 그 임종을 지킬 수는 없었지만, 3일 밤낮을 할머니 옆에 있었다는 것들이 다행스럽다는 기분을 느낀다. 살아가면서도 많이 슬프고 힘들지만, 마지막을 동행했다는 마음이 좋더라.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고, 다큐나 책에 잘 나와있는 게 남겨진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많아서 읽어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고 혼자 돌아오는 비행기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힘들겠나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났을 때는 그 선택을 하길 잘했다고 느낄 것 같다"고 밝혔다.

'은중과 상연'은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며, 또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과 상연의 모든 시간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김고은은 극중 류은중 역을 맡아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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