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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고은(34)이 '은중과 상연'에 깊은 공감을 했다.
김고은은 특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상연의 마지막을 보내는 길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고은은 "이 타임에만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입을 열며 "사실 2023년도에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잃었다.짧은 시간에 그렇게 됐는데, 너무 신기하게도 제가 23년도 한해에 촬영한 작품이 '대도시의 사랑법'과 '은중과 상연'이더라. 그렇게 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세팅이 돼있었다. 그런데 물론 '대도시의 사랑법'도 우정에 대한 이야기지만, 20대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은중과 상연'을 찍으면서는 저는 은중이란 작품이 남겨진 은중이가 상연이에 대해 얘기를 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상연이의 일기도 보면서 그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삶과 나의 삶을 잘 전달해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정말로 사랑하는 소중한 누군가를 우리가 보내줄 수 있는 기회가 잘 없잖나. 할머니든 누군가의 임종을 지키는 것도 참 어려울 때도 있고,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내가 그래도 침대 위에서 해줬던 얘기처럼, 그럼 얘기도 하줄 수 있고, 잘 갈 수 있게 '고생했다. 잘 견뎠다'는 말도 덧붙일 수 있고, 그게 참 은중에게는 좋은 기회였지 않았나 싶다. 남겨진 은중이가 물론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짐을 좀 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고은은 "만약 친구가 이런 부탁을 한다면, 저는 가줄 것 같다"며 "20대 때 할머니와 단둘이 6년을 살았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치즈인더트랩'이라는 작품을 마칠 때까지 6년을 단둘이 산 거다. 정말 많은 교감을 했고, 할머니가 고모들한테도 얘기하지 않는 것을 저에게 다 얘기하고, 친구 같은 관계였다. 저랑만 막걸리를 드시는 그런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보겠다고 3일 밤낮을 병원에서 잤던 것 같다. 마지막 순간에는 잠들어서 그 순간을 못봤다. 아빠가 깨워서 '할머니 가셨어'하는데, 그게 '미지의 서울'에 나오더라.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제 귀에 대고 미리 유언을 하신 것 같다. 저에게 '고은아, 너는 베풀면서 살아. 많이 도와주고 많이 베풀면서 살아. 알겠지?'하시더라. 그런 교감. 나도 할머니 귀에 매일 얘기를 하주고, 내가 딱 그 임종을 지킬 수는 없었지만, 3일 밤낮을 할머니 옆에 있었다는 것들이 다행스럽다는 기분을 느낀다. 살아가면서도 많이 슬프고 힘들지만, 마지막을 동행했다는 마음이 좋더라.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고, 다큐나 책에 잘 나와있는 게 남겨진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많아서 읽어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고 혼자 돌아오는 비행기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힘들겠나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났을 때는 그 선택을 하길 잘했다고 느낄 것 같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