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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62) 감독이 "나에 대한 선입견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멘탈이 약하고 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최근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인터뷰를 봤는데 좋은 리뷰만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 다른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아주 비판적인 리뷰도 인정을 해야 하지만 나쁜 리뷰를 받아들이기 싫으니 좋은 리뷰도 안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흥행도 언제나 바랐다. 사실 감독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흥행 이야기를 한다. 모이면 예술 영화 만들고 독립 영화 만드는 감독이라도 흥행 이야기만 한다. 다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모두가 다 힘들게 만든 작품인데 한 명의 관객이라도 더 보면 좋겠다는 욕심에서 그런 것 같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공짜 관객이어도 좋으니까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거장의 이름값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은 "내 영화가 '굉장히 훌륭하겠다'라는 기대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다. 다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이렇지'라는 고정관념이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 부분은 언제나 떨쳐버리고 싶은 문제다. '어쩔수가없다'는 처음에 '도끼'나 '모가지'라는 제목을 쓰고 싶었지만 못 쓴 것도 그렇다. 선입견 없이 신인감독의 영화처럼 와서 백지 상태에서 작품을 봐주면 어떨까 싶었다. 아무래도 나를 향한 고정관념은 잔인하고 노출, 성적인 묘사가 있다는 것이 있다. 또 뒤틀렸고 특히나 '변태적'이라는 선입견도 부담이 있다. 대부분 내 작품에 대해 좋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나이 들수록 늙은 변태처럼 보일까봐 걱정된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고 그게 최악이다"고 웃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이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출연했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