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①] 박찬욱 감독 "나를 향한 선입견과 고정관념..부담되고 걱정돼"('어쩔수가없다')

기사입력 2025-09-23 15:20


[인터뷰①] 박찬욱 감독 "나를 향한 선입견과 고정관념..부담되고 걱정돼…
사진=CJ ENM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62) 감독이 "나에 대한 선입견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스릴러 범죄 블랙 코미디 영화 '어쩔수가없다'(모호필름 제작)의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어쩔수가없다'의 연출 과정을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영화에 대한 리뷰와 반응을 잘 안 보고 있다. 우리 팀을 통해 전해 듣고 있지만 우리 팀도 나에게 다 이야기 해주지 않는 것 같지 않다. 아무래도 감독인 내 멘탈을 보호해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 역시 멘탈이 약하고 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최근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인터뷰를 봤는데 좋은 리뷰만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 다른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아주 비판적인 리뷰도 인정을 해야 하지만 나쁜 리뷰를 받아들이기 싫으니 좋은 리뷰도 안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흥행도 언제나 바랐다. 사실 감독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흥행 이야기를 한다. 모이면 예술 영화 만들고 독립 영화 만드는 감독이라도 흥행 이야기만 한다. 다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모두가 다 힘들게 만든 작품인데 한 명의 관객이라도 더 보면 좋겠다는 욕심에서 그런 것 같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공짜 관객이어도 좋으니까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거장의 이름값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은 "내 영화가 '굉장히 훌륭하겠다'라는 기대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다. 다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이렇지'라는 고정관념이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 부분은 언제나 떨쳐버리고 싶은 문제다. '어쩔수가없다'는 처음에 '도끼'나 '모가지'라는 제목을 쓰고 싶었지만 못 쓴 것도 그렇다. 선입견 없이 신인감독의 영화처럼 와서 백지 상태에서 작품을 봐주면 어떨까 싶었다. 아무래도 나를 향한 고정관념은 잔인하고 노출, 성적인 묘사가 있다는 것이 있다. 또 뒤틀렸고 특히나 '변태적'이라는 선입견도 부담이 있다. 대부분 내 작품에 대해 좋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나이 들수록 늙은 변태처럼 보일까봐 걱정된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고 그게 최악이다"고 웃었다.

'어쩔수가없다'의 15세 관람가에 대해서도 "딱히 15세 관람가를 목표에 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강도가 높았던 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각본을 쓰고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가다가는 청소년관람불가가 나오겠는데 어쩌지?' 단계에 도달했을 때 굳이 피해가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헤어질 결심'이나 '어쩔수가없다'는 각본은 쓰다 보니 위험할 게 별로 없었다. '이렇게 만들면 팬들이 실망하겠는데?' 이러면서 더 넣거나 더 자극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이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출연했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