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출범한 지역 기반 e스포츠 리그 'KEL', 확실한 성과 거뒀다

최종수정 2025-10-13 09:56

올해 첫 출범한 지역 기반 e스포츠 리그 'KEL', 확실한 성과 거뒀다
11일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5 KEL'의 '이터널 리턴' 종목 최종 결선. 대전=남정석 기자



올해 첫 출범한 지역 기반 e스포츠 리그인 '2025 대한민국 이스포츠 리그'(이하 KEL)가 지난 11일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이터널 리턴' 종목 최종 결선에서 8라운드까지 가는 혈전 끝에 성남 락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 5월 시작돼 부산과 광주, 진주, 대전, 서울 등 5개 지역 경기장과 온라인에서 4개월 넘게 펼쳐진 KEL은 첫 시즌을 마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게임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e스포츠협회와 3개 게임사가 함께 주관한 이번 대회는 '이터널 리턴'을 비롯해 'FC 모바일'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국산 혹은 국내 개발진이 참여한 대표적인 3개의 e스포츠 종목을 향후 더욱 육성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의 비중을 지역으로 좀 더 확산시켜 균형 발전과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정책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첫 출범한 지역 기반 e스포츠 리그 'KEL', 확실한 성과 거뒀다
멋진 피날레

11일 열린 '이터널 리턴' 최종 결선은 KEL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800여명의 관중들이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관중석에 들어오지 못한 팬들은 1층 로비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함께 지켜봤다. 특히 8개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의 팬들이 전국에서 몰려 들면서 프로 대회와는 또 다른 양상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특히 '이터널 리턴'의 경우 팬덤의 충성도가 워낙 높기에, 그동안 경기가 열렸던 부산과 광주, 진주 등의 경기장과 주변 지역은 늘 팬들로 북적이면서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됐는데 이날 대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게다가 KEL 결선 전후로 자체 리그인 마스터즈 시즌8의 파이널이 총 3일간 이어지면서 열기는 더 뜨거울 수 밖에 없었다.


8주간 이어졌던 일정을 마무리하며 지역 최강팀을 가리는 결선이었기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65포인트 이상을 획득한 이후 최종 생존에 성공한 팀을 가리는 '체크 포인트' 룰로 진행됐는데, 7라운드까지 FN 세종과 대전 오토암즈, 경기 이네이트 등 각각 세종특별자치시와 대전광역시, 경기도를 대표하는 3개팀이 각각 2~3개 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우승에 근접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8개팀 가운데 무려 6개팀이 체크 포인트를 넘은 가운데 열린 8라운드 연장전에서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최상위 3개팀이 차례로 탈락한 가운데, 포인트 4위를 달리던 성남 락스(경기 성남시)가 제천 팔랑크스(충북 제천시)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후 최종 대결에서 승리하며 대역전극으로 우승, '이터널 리턴' 종목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결선 MVP를 차지한 성남의 '향기' 김지우는 "KEL 초대 우승이자 첫 오프라인 대회 정상이라 더욱 기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또 성남 선수들은 "정규리그인 마스터즈와 더불어 매달 즐거운 볼거리를 팬들에게 제공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또 실전 대회를 치르며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변수 대응 능력을 키우며 실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다양한 팬들을 만났던 것도 상당히 좋았다"며 KEL의 개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첫 출범한 지역 기반 e스포츠 리그 'KEL', 확실한 성과 거뒀다
'이터널 리턴' 종목에서 KEL 초대 우승을 차지한 성남 락스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내년에는 더 활성화

선수들이나 팬들이 느꼈던 것처럼, 다양한 종목과 지역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KEL의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현재 구축돼 있는 4개 지역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나 수준 높은 경기들이 부족한 상황은 늘 산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 할 수 있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실력과 코칭 스태프, 시스템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생태계를 뒷받침 하고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아마와 학원 e스포츠의 경우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다. 해외 e스포츠 종목에 집중돼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결국 KEL과 같은 지역 기반 대회의 지속적인 운영과 함께 내년부터 전국소년체전과 같은 종합 아마추어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를 해결할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올해 첫 출범한 KEL은 지역팀 창단,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 중심의 대회 개최 등 의미있는 시작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내년에는 첫 시즌의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고,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더 성황리에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또 더 많은 지역 참여를 독려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KEL 현장을 꾸준히 찾은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KEL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지역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도 더욱 진정성 있게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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