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탁류', 영원히 못 잊을 작품"..박서함, '시맨틱 에러' 이후 찾은 정극 도전(종합)

기사입력 2025-10-16 06:00


[SC인터뷰] "'탁류', 영원히 못 잊을 작품"..박서함, '시맨틱 에…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서함(32)이 '탁류'로 용기와 자신감을 되찾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천성일 극본, 추창민 연출)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추창민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탁류'를 선택했고,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14년 만에 사극 시리즈 집필을 맡았다. 박서함은 극중 종사관 정천을 연기했다.

박서함은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공개 전날에 너무 떨려서 잠을 못 잤다. 공개 날에도 스케줄이 있었는데 계속 심장이 쿵쾅거리더라. 뭔가 나온다는 게 실감이 안 나는데, 너무 길게 촬영을 해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렀나 싶었다.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는 되게 기뻤다. 반응도 설레며 찾아보고 행복하게 찍었다"며 "사극이고 정극이 처음이라 부담도 느끼고 압박감도 느끼고, 긴장이 많이 됐다. 촬영에 들어가고도 초반에 긴장이 됐었는데 현장에 그렇게 많은 드라마 스태프가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찍으며 처음 알았다. 전에 찍은 작품들은 웹드라마 정도의 규모였는데, '탁류'는 첫 촬영에 100분이 넘는 스태프가 계시더라. 엄청 당황한 기억이 난다. 감독님이 제게 해주신 얘기가 '이 많은 사람들이 서함이 너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고 안전한 공간이니 안심하고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서함은 2016년 그룹 크나큰으로 데뷔한 이후 배우로 전향했고 웹드라마 '시맨틱 에러'를 통해 인기를 끌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그동안 웹드라마 규모의 작품만 찍어왔던 박서함에게 '탁류'의 촬영 현장은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을 터. 박서함은 "'왜 이렇게 어려운걸 하려고 했지'하고 후회하는 순간들도 당연히 많았다. 액션에 승마에 국궁까지 해야 했기에 어려웠다. 그런데 저를 일으켰던 사람이 정말 많지만, 감독님과 로운이의 영향이 가장 컸다. 감독님은 정말 디테일하고 섬세한 분인데 촬영 전날에 전화를 하셔서 한 두 시간을 통화를 하시며 어떤 마음의 장면이고 어떤 느낌의 장면인지, 제가 생각하는 것과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것에 대한 얘기를 나눴고, 대본 리딩을 하기도 하고 다음날 촬영장에서는 촬영하는 그 장소에서 한 시간을 함께 산책하면서 장소에 익숙해졌다. 그런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로운 씨도 워낙 오래 알고 지낸 형동생 사이인데, 작품으로 처음 만나고 호흡도 처음 맞춰보는데 저에게 늘 100을 주는 친구였다. 바스트나 풀샷을 찍을 때도 목이 나갈 정도로 배려해주는 친구였고, 저에게 늘 '형이 편하게, 기죽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신 촬영 전에 로운이와 감정을 써야 하는 신이 있으면 '형 이렇게 해줘'가 아니라 '형 나 울려주라'라고 말하더라. 정말 많은 분들에게 배려를 받았지만, 두분이 특히 저에게 많은 호흡을 주셨다"고 말했다.


[SC인터뷰] "'탁류', 영원히 못 잊을 작품"..박서함, '시맨틱 에…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박서함은 극중 장원급제한 종사관 정천을 연기하면서 국궁과 검술 등 다양한 액션에 도전해야 했다. 이에 그는 "감독님이 말 위에서 손을 놓고 활을 쏘는 장면을 해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검술도 정천의 성향에 맞게 깔끔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액션스쿨에 처음 갔을 때 당연히 너무 어려웠고, 잘 안 되다 보니 자책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많이 가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7~8시간을 배우고 촬영이 없어도 액션스쿨에 가서 배웠고, 아무래도 촬영장은 흙바닥이 많아서 흙 위에서 연습했던 기억도 있다. 확실히 많이 연습하니 합도 맞게 되고, 그런 것에서 오는 성취감이 있었다. 승마 같은 경우에는 두려움이 컸었는데, 어느 순간 손을 놓고 달리는 게 되더라. 그때 '이게 성취감이구나. 노력하면 되는구나'를 느꼈다"고 밝혔다.

입대 직전 촬영했던 BL웹드라마 '시맨틱 에러'를 통해 수많은 팬을 보유하게 됐지만, 그럼에도 전역 후 돌아와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떨렸을 것. 박서함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신기하다.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손이 살짝 떨린다. '시맨틱 에러'가 없었다면 '탁류'를 하지도 못했을 것 같고, 제가 이 자리에도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은인 같고 감사한 작품이다. 그때는 연예계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으로 찍었던 작품이기도 하고, 30대가 되기 전 마지막 20대를 남기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작품이 잘 되면서 부담도 커졌고 잘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탁류'를 하면서는 성격이 많이 변했는데, '시맨틱 에러' 때는 자존감이 많이 낮아서 제 자신에게 칭찬보다는 채찍질을 했다면, 이제는 저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오늘은 그래도 잘 버텼네'라고 생각하면서 저를 깎아내리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엔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타입이었는데, 사서 걱정하지 않는 게 좋다는 걸 배워서 요즘엔 그러지 않는다"며 웃었다.

박서함은 또 2011년 연습생 생활 시작부터 현재까지 긴 시간을 돌아보면서 "잘 버텼다고 하고 싶다. 저는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하고 싶고, 그 마음을 가져가고 싶다. 이번 현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도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 많이 혼나고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배우는 게 맞으니까. 10년간 활동을 하면서 사소한 스케줄 하나도 헛된 것이 없었다. 그것들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다. 꿈이 있다면, 엄청 연기가 늘고 싶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며 "내년이면 저도 30대 중반이다. 발전하고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나이를 엄청 신경?㎲嗤? 요즘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 30대를 더 잘 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한다. 요즘에도 현장에서 많이 혼나고 배우면서 촬영하고 있다.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창피하지도 않다. 앞으로도 빨리 배우고 빨리 늘어서 로운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시맨틱 에러'를 시작으로 '탁류'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박서함을 만들어준 작품에 대한 감사 인사도 놓지 않았다. 박서함은 "'탁류'는 죽기 전까지 못 잊을 것 같다. 촬영할 때도 느꼈는데, 그만큼 마인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저를 성장시킨 작품인 것 같다. '탁류'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좋았다. '시맨틱 에러'는 저를 다시 연기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은인 같은 작품이고, '탁류'는 자신감을 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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