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우빈(36)에게 '다 이루어질지니'는 매 장면이 아까울 정도로 소중한 작품이었다.
우빈은 2012년 방영됐던 '신사의 품격', 2013년 방영됐던 '상속자들' 이후 재회한 김은숙 작가에 대해서도 "10여 년 만에 다시 함께하기로 하고 읽었던 대본이 너무 좋았다. 제가 제작발표회 때에도 말씀을 드렸는데, 대본이 너무 좋아서 아까웠다. 한 신 한 신 아까워하며 찍었다. 작가님도 저를 오랜 시간 봐오셔서 어떤 연기를 할 것이라 상상하며 써주신 것 같다. 그래서 맞춤 대본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김우빈은 이어 "저는 김은숙 작가님의 유머를 좋아한다. 작가님 작품은 늘 메시지를 담은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저도 여러 번, 혹은 깊은 생각을 안 해봤던, 그치만 우리 곁에 있는 생각들을 작품을 통해 더 하게 됐던 것 같다. 시청자 분들과도 그런 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좋았다. 저만 놓고 봤을 때는 걱정보다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지만, 대본의 힘이 너무 좋기에 즐기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지냈던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우빈은 단발머리가 잘 어울린다는 평에 대해 "제가 머리를 길렀던 적이 있어서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저는 제가 봐왔던 모습이니까. 그런데 다만 제 머리가 아니다 보니까 가발이라 얼굴에 닿으면 간지럽고 불편하더라. 제 머리카락이 닿았을 때와 느낌이 달랐다. 그런 것 말고는 저는 큰 불편함이 없었고, 불편함이라 한다면 더우니까 여름에 촬영을 할 때 통풍이 안 되는 것 말고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
이어 김우빈은 "최영도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상속자들'의 교복을 의상팀이 찾으려는데 없더라. 그런데 제가 가지고 있던 게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보관하던 게 있어서 그걸 의상팀에 전달했다. 주머니를 보니까 그때의 쪽대본도 들어 있더라. 그런데 몸이 커져서 그때의 옷을 다시 입을 수는 없었고, 단추와 명찰만 떼서 새로 만들었다. 그런데 영도를 다시 연기하는 건 쑥스럽더라. 옛날의 저를 다시 보여드리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다양한 시도에 한 장면 한 장면이 아까웠던 대본이었지만, 현장은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이병헌 감독이 초반 메가폰을 잡았다가 안길호 감독으로 교체되는 사건도 겪었다. 이에 대해 김우빈은 "사실 촬영장은 계속 새로운 일들이 발생하다 보니, 감독님이 교체됐다고 해서 엄청나게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병헌) 감독님과 관계가 있고, 앞서 '스물'이라는 작품을 했었기에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와주신 안길호 감독님이 저희를 잘 지휘해주시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셔서 즐겁게 마무리했다"고 했다. 이어 김우빈은 두 감독의 차이점에 대해 "얼굴이 다르지 않냐"고 농담한 뒤 "두분 다 좋은 감독님이시다. 스태프들 생각도 많이 해주신다. 크게 차이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좋은 감독님들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김우빈은 '신사의 품격'(2012)이후 '상속자들'에 '다 이루어질지니'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배우로 살아가며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김우빈은 "달라진 것은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 현장에 감독님들을 제외하면 웬만하면 스태프들도 다 동생들이더라. 그래서 뭔가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다. 오히려 막내고 동생일 때가 마음이 더 편했던 것 같은데,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달라진 것이 없으니, 주어진 저의 일을 열심히 하고 앞으로도 잘 지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